이 날은 하루종일 California Highway 1을 따라 캘리포니아 해안선을 운전해서 올라갔다.

이 날의 아주 좋은 경치를 망친 게 하나 있다면, 바로 나의 운전 연습하고자 하는 무모함.









텍사스 고속도로에선 이미 3시간 정도 운전해 봤고 (not too bad),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1도 몇 시간동안 타는 거라 자신없지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해안선 고속도로라 우리나라의 서해안 고속도로를 상상했으나...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바다 경치에 곁눈질조차 하지 않는 나의 모습이다.)

여기는 바다 바로 옆 산을 깎아 만든 1차선 도로라 꼬불꼬불에다 절벽. 2차선만 되었어도 뒷 사람들한테 신경 좀 덜 썼을텐데, 나중엔 K가 핸들 잡고 나는 gas/brake 만 연습. K도 이 시간만큼은 인내심/이해심 완벽. 그 꼬불꼬불한 길을 옆 좌석에서 한손으로 잡아 주는데, 남편이지만, 사람 다시 봤다. (제발 이런 인내심을 24시간 발휘해다오.)










결국엔 중간 주유소에서 자리를 내주고 난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와 간식 먹으며 바다 구경을.










이 좁은 도로에 웬 공사는 그리도 많고 차도 많고. 더 연습하겠다고 우겼으면 큰일날뻔 했다.









지친 심신으로 들어서는 샌프란시스코. 구름/안개가 자욱하다.
이 날의 깨달음: 운전이 필요 없는 동네에서 살고 싶다.

아침부터 기대만빵 이유: 오늘은 유명한 스시집을 찾아 가는 날. Sushi Nozawa 라는 이 집은 Time 에서 선정한 LA에서 가봐야 할 곳 10군데 중 하나로서 이 집의 셰프는 주문을 받지 않고 그냥 알아서 골라준다고 한다. (이런 omakase 라는 방법으로 밖에 먹지 못한다며, 비싸긴 하지만 "worth it"이라는 리뷰들이 많았고, 핸드폰은 건드리기만 해도 쫓아낸다는 무서운 리뷰까지 있었다. K로서는 어쨌든 상당한 배려에 어마어마한 risk taking 까지.)










12시에 여는데 우리는 11시 45분부터 노부부 커플과 함께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They will take orders, so not everyone has to do the omakase ... But NEVER EVER ask for the california roll." K가 먹을 수 있는 건 그거 밖에 없는데. K의 얼굴에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게 나타난다. 우리는 2인 중 1인만 omakase 라 테이블에 앉았지만, 스시바에 앉으려면 무조건 omakase 여야 한다.










Sear도 하지 않은 두텁지만 말랑말랑하고 입에서 살살 녹는 scallop 이 최고였다. 개인 주문을 하려면 a la carte 로.











그리고 매우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Santa Monica 해변을 찾았다. 그리고 this was the first day we were in the beach water together. at the same time. 파도에 물이 귀에 들어가도 눈이 따가워도 K의 시선은 항상 우리의 타올/가방 쪽에 가 있었다. (...) 하지만 최고의 15분(..)이었음. (나도 불쌍하다.)










비치의 boardwalk 를 따라 걸어가면 산타 모니카 pier 의 놀이공원도 있는데 사실 잔뜩 기대할만한 광경은 아니라 우리는 슬쩍 걸어다니다 난 저녁거리를 pick-up 하고 산타 모니카의 다운타운으로.










Fried scallops and oysters combo plate. 방금 해서 밖은 바삭하게 뜨겁고 안의 스캘럽과 굴은 아직 juicy 한 게, 바닷가에서 살고 싶어라.









한 손에는 저녁을 들고 손으로 먹으면서 손목에는 카메라를 걸고 열심히 사람들 따라 걷다가 파바라치처럼 K의 뒷모습을 찍는다. 바빴다. But so happy. (정말 나에게 맛있는 음식만 있다면 나의 tolerance 레벨도 매우 높아짐.)








자유분방한 캘리포니아 스타일이 즐겁다.

전날 대략의 투어리스트 활동은 커버했으니 이 날은 본격적인 beach action 좀 즐겨 보자고 마음 먹었었다. 하지만 "Things to do in LA" 로 찾은 LA 남쪽의 Long Beach 는 약간 썰렁한 해운대 느낌. 사람들보다 갈매기가 더 많았다.












그래서 썬탠조차 하지 않고 롱비치 다운타운을 조금 돌아다니다가











San Pedro 의 Point Fermin Lighthouse 근처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며 관광. 샤워도 안 해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캘리포니아 산바람을 맞으니 잠이 좀 깨는 듯 하였다.  











오후에 찾은 곳은 LA 서쪽의 Hermosa Beach. Now this is what I'm talking about. 써핑, 부기보드, 낚시 등, 사람도 많고 볼 것도 많고. 파도도 세서 물놀이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이 날의 가장 큰 수확은 K에게서 맹세를 받은 것: "I'll go in the water tomorrow." 나는, "With me? At the same time??" K는, "People are going to take our stuff." 어쨌든 물에만 들어가면 되는 거지 뭐. Who cares about our towel. And the car key.










그리고 Hermosa Beach 건너편의 골목들을 걸어 다녔다. 캘리포니아는 많은 사람이 매우 활동적이다. 롤러블레이딩, 바이킹, 러닝(!!) 등. 몸매 나쁘던, 좋던 (으흐흐) 상관없이 바닷가에선 모두 벗고 돌아다니는 것. 멋지다.







Los Angeles 에 가서 절대 놓칠 수 없는 곳: The Hollywood Boulevard












길가 사람들 사이에 걸어 다니는 스타워즈, 스파이더맨, 아바타 등이 생뚱맞다.












길바닥을 봐야 아는 배우/감독/아티스트 이름을 찾을 수 있을 텐데 좋은 날씨에 그냥 LA 거리를 걷는다는 것만으로 만족. 몇 블록 걸으면서 아는 이름 하나 못 찾았다. -_-.











Hollywood Blvd. 다음으로 간 곳은 The Grove 라는 쇼핑거리와 바로 그 옆 Farmers' Market (on 3rd St. and Fairfax).











매우 간단한 아침을 먹고 마켓 사이를 걸어다니는데 풍성한 먹을 거리에 머리가 띵한다. 그래서 결국 선택한 dish 는 shrimp tostada salad. (이 샐러드 역시 사워크림, 과카몰리, 블루치즈 드레싱에 아마 1200칼로리는 했을 거다.)










이 사이사이를 걸어다니다 K는 옛날 영화 Hook에 나왔던 배우 중 한명을 보기도 했다고.










배가 좀 꺼지고 나선 K와 함께 Thai Iced Tea. With bubble. 맛있다.











이번 여행엔 다행히도 길을 잃다가도 결국엔 뜻하지 않은 목적지를 찾기도 했다. 그냥 뚜렷한 목표 없이 길을 가다 찾게 된 Hollywood Sign 가는 길.











LA는 날씨가 좋아 산에 올라가든 바다로 가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어딜 가나 반쯤 벗고 뛰는 사람들에게서 inspiration 도 (*^^*)...











미국에선 팔뚝만한 양을 통째로 사 구워 먹을 수 있는데에 또 감동. With home-grown tomatoes. 잘 먹었습니다, 이모.
2주간의 로드트립 일정 중 3-4일은 로스엔젤레스에서 보내기로 했다.
로스엔젤레스의 날씨는 낮에는 따뜻 (화씨 80도) 하면서도 저녁만 되면 반팔이 추울 정도로 서늘해진다.

첫날 도착한 저녁은 너무 추워서 깜짤 놀라고 "beach fun" 이 없을까봐 걱정을 무척 했으나 역시 캘리포니아는 캘리포니아구나.










스타벅스도 great view,










까페에 앉아 아무렇지도 않게 수영복만 입고 썬탠하는 미국 아주머니를 봤다. 시원한 커피에 썬탠까지, 일석이조.











저녁은 사촌이 데리고 간 코리아타운. LA에도 CGV가 있었다.











LA 에 지내는 동안의 숙소는: "캘리포니아 이모댁."










캘리포니아에 어울리는 집의 구조 뿐 아니라 타일 벽/테이블/욕조/가스렌지 등 집의 구석구석까지 마음에 드는 집.










전날 Las Vegas 에 도착하여 Bellagio 에서 먹은 중식에 이어 토요일 아침에는 전날 못 먹었던 부페를 먹기 위해 다시 벨라지오를 찾았다. 주말 brunch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 우리는 배가 너무 고파 호텔 첵아웃을 8시에 하고 바로 벨라지오로 향했다.

일명 "브런치"이긴 했으나 내가 갖고 온 음식들은 다 디너 메인 음식들. 형식상 과일과 그라놀라믹스를 챙겨왔다.
이날만큼은 K 도 체격값을 했다. 아무래도 며칠간 운전하면서 배가 좀 곯았겠지.











3그릇 쯤 먹고 배가 터질 것 같이 아파와, "I'm only getting ONE dessert," 라 하며 테이블을 떴으나 디저트 섹션 앞에 서서 중요한 결정을 하기엔 마음이 너무 급했다. 그래서 Key lime tart, fudge brownie, and cheese cake 를 다 챙겨왔다.










대낮에 보는 라스베가스는 조금 다른 느낌.









하지만 화려한 건 마찬가지.
아침 7시에 Phoenix 를 출발해 Grand Canyon 으로.
어느 드라이브 전이나 마찬가지로 우선 차 안에서 먹을 간식 장부터 샀는데 화장실 stop 을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채소로 물을 대체함. 하루 몇시간씩 고속도로 위에만 있다보니 특별한 경치도 없고 하루종일 먹기만 하는데 이 날 처음 시도한 sweet bell peppers 는 너무 달아 그 다음에 먹는 사과 단 맛이 쓰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서 12시쯤 도착한 Grand Canyon. 나는 몇 년 전에 버스패키지 여행으로 한 번 구경한 적 있었지만 K는 태어나 처음이랜다. 첫 stop 은 IMAX 영화. 그리고 visitor center. 둘 다 신났다.










대자연 구경. 이름 그대로 grand 하다. IMAX 만 보는데도 머리가 어질어질, 속은 미쓱거리기도 했다.










그리고 사람 구경.










이상하게 K는 첫날 내가 3시간 운전 나쁘지 않게 했다고 한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그 다음부터는 내가 운전해 보겠다고 제안해도 운전대를 안 넘긴다. 왜일까. 분명히 3시간 중 2시간은 잠만 잘 자 놓고... 그래서 난 먹다가 사진 찍어 보고, 처음 써 보는 스마트폰 연습. 잠 4시간만 자고 해발고도 6000ft 높이의 고속도로를 달리다 마주치는 drive-through 스타벅스 아이스 커피는 맛이 없어도 맛있다.









5시간 후 도착한 Las Vegas, MGM Grand Hotel. 킹베드에서 처음 자 봤는데 참 컸다.
이번 여행 다니는 동안 가장 좋은 숙소. 앞으로도 이런 숙소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의 숙소 예산을 다시 짜게 하고픈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Texas, Arizona, Nevada 중 Nevada 수질이 가장 좋은 듯. 항상 손만 씻고 나면 즉시 꺼끌꺼끌하고 건조해지던 손이 드디어 매끌매끌한 물을 만났다.) 하지만 큰 호텔에서 지내니 그 호텔을 빠져 나오는 데에만 20분. (길을 잃어서...)










밤 10시까지 연다는 Bellagio 의 부페에 얼른 도착해야 하는데 8시에 방을 나와 호텔을 빠져 나오니 8시 27분. ㅠㅠ. 그리고 Bellagio 까지 걸어가니 9시 15분이었다. ("분명 지도상으로는 호텔빌딩 4-5개 밖에 안 되던데 왜이리 먼거야..." 하며 촌사람들처럼 길 헤매고. 9시 10분이 넘어서니 밥도 못 먹을 거란 생각에 체력도 떨어지고 정신력도 약해져 나중엔 둘다 무표정, 대화도 없이--화려한 불빛은 피곤한 눈에 거슬리기만 할 뿐--robotic 하게 걷기만 함.)









겨우 Bellagio 를 찾았더니 The Buffet 를 찾는데 5-10분. 겨우 도착하니 왜 9시 40분에도 줄이 긴걸까. 아무런 hesitation/discussion 없이 옆집 Noodles 에 들어가 curried chicken 과 shrimp with black bean sauce 주문. Road trip 기간 동안 먹었던 것 중 최고. 10시가 다 되는 시간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밥까지 깨끗하게 해치웠다.  











그리고는 좀 더 제정신으로 길거리 구경에 나섰다.

이번 Las Vegas 여행으로 다시 한번 느낀 건 나이. 나이가 들어서일까 그냥 무기력해진 걸까, 휘향찬란한 불빛 속에서 high-spirited 한 (알코올이든 뭐든간에) 남녀 사이에서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다리가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노골적으로 서로 다른 성별을 check out 하는 것도 오랜만에 구경한다. 모두가 그 weekend 의 entertainment 를 시작하는 초저녁에 (밤 12시 반) K와 나는 두 노인네들처럼 곱게 사진 찍고 들어와 수면을 취하였다. (신혼 5개월차지만 마음은 결혼 60주년을 맞은 것 같은 사이.)
첫날 뉴멕시코의 White Sands National Monument 를 출발해 향했던 곳은 Tucson에 계시는 K의 이모네. 그 날 뉴멕시코의 하늘은 날카로운 번개, 천둥과 소나기, 먼지기둥으로 요란했었다. 그리고 운전하는 K의 마음을 심란케 했다. 미국은 모든 게 크다.











밤 10시 반쯤에 도착한 K의 이모네는 작은 집 뒷 뜰에서 배, 오렌지, 깻잎, 호박, 부추, 고추 등을 재배하신다. 이튿날 아침, 간단한 집 투어를 해 주실 때에 사진 찍어도 되는지 여쭤보니 "뭘 이런 걸..." 하시며 포즈를 취하신다.











Backyard 도 아기자기하게 뭔가 많이 심어져 있지만 집 내부에도 뭔가가 아주 많이 아기자기하게 걸려 있다. (대부분은 남편께서 사 오신다는 장식품들. 그 중에 가장 귀여웠던 건 아들과 엄마 이름을 짜 놓은 하트. ㅋㅋ)











오전 11시쯤 출발해 2시간 쯤 후 도착한 곳은 애리조나의 Phoenix. 다운타운에서 조금 저렴한 호텔을 찾으니 users' rating 8/10 이었던 Hotel San Carlos 였다. 부띠크 호텔이라는 건 무엇일까.









오래돼 후진 호텔이라는 걸까. K의 ID를 사용해 할인을 받았더니 배정된 호텔방 입구부터가... 헉... 방문을 중심으로 양쪽에 미국기라니... 세련과는 거리가 멀다, 이 호텔. 게다가 페인팅을 다시 했는지 온 복도와 방 안의 페인트 냄새에 머리가 띵.
화장실에도 한 턱 계단을 올라 들어가면 아주 오래된 변기와 tub에 1928년 호텔 개장 시 사용했다는 수도꼭지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너무나도 작은 싱크대에 complimentary toiletry 는 세워 둘 장소도 없을 것 같은데 있을 건 다 있다. (사실 화장실은 깨끗했고 유일하게 페인트 냄새가 안 나는 safety zone 이라 잠 못 들었던 새벽의 2시간은 마른 tub 바닥에 앉아 사진 정리 좀 하고 있었지.) 











애리조나가 사막이라고는 들었지만 이렇게 더울 줄은 몰랐다. 정말 건식사우나에 히터 틀고 있는 양 이따금씩 부는 바람에서조차 찹찹한 느낌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더 돌아다니기 전에 local cafe 에 들어가 에어콘 바람과 wifi 부터 만끽하며 마음의 준비를. K는 호텔 출구에서부터 이미 말이 없어짐.










Central Avenue 의 Central Station 바로 옆에는 Civic Space Park. 공중에 뜬 sculpture 이 바람에 둥둥 흔들리는 거 보는 게 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밌다.










Central Station, Civic Space Park (across the street from Arizona State University), Phoenix Convention Center 와 Herberger Theater Center. (이 스케이트보드 타는 남자가 이 날 다운타운을 걸어 다니며 본 유일하게 에너제틱한 사람.)










길가에 돌아다니는 몇 안 되는 나머지는 다들 땀흘릴까 두려운 듯 매우 천천히 걷거나 서서 무표정. (미국에서 양산 쓰는 사람도 여기서 처음 본다.)

드디어 8월 17일, 수요일. 샌안토니오 (텍사스) 에서부터 시애틀 (워싱턴주) 로의 긴 road trip 을 시작했다. 여유롭게 14일간의 일정을 짜 놓았고, Day 1의 일정은:

6:30 Depart from San Antonio (Texas)
14:30 Drive through El Paso (TX)
16:30 Arrive at White Sands National Monument (New Mexico)
21:30 Arrive at Tucson (Arizona)

총 962 마일.
이 때까지 한국에서의 road trip 보다 수월했던 이유 하나: Best Buy 에서 17불 주고 산 네비게이션 시스템. 

Road trip 준비하면서 나의 주된 걱정거리는 음식이었다. 몇날며칠동안 snack bar 하나만 먹어도 행복한 K와 나는 다른 부류이기에. 그렇다고 하루 18시간 운전해야 할 때도 있는 일정 속에 매끼니를 제대로 챙겨 먹는 건 무리겠지.

그래서 차 안에서 냉장시설 없이도 먹을 수 있는 과일, 채소류, peanut butter. 스낵바 등을 챙겼고, 절대 감자칩과 같은 junk food 는 먹지 않으리라 맹세했다.










샌안토니오에서 서쪽으로 올라가며 텍사스주 경계를 넘는데만 8시간 반이 걸린다. 그리고 첫 2시간 이내에 오이 (미국 오이들은 거의 내 팔만한 사이즈) 2개, 그라놀라바 2개, 미니당근 1/4팩 + hummus, 육포 1/4팩, 바나나, 사과를 먹어 해치우고 운전 교대하여 3시간 정도를 (250 마일 정도) 갔다. woohoo!!!! (물론 K한테 야단 맞으며 싸우고 주눅들고 열받았지만, 2주간 조금씩 연습하면 워싱턴 도착할 때 쯤 적어도 겁은 없어지기를 희망한다.)

* 화씨 100-104도의 날씨에 물은 마셔야 하고 1시간마다 화장실 갈 수는 없어서 채소, 과일 등으로 수분 섭취하려고 애씀. 당근 때문인지 하루 1번 가는 화장실 볼일도 2번. 이런 게 detox 효과구나.









허허벌판/사막만 보고 가다가 뉴멕시코에 도착하니 노란색, 아쿠아색의 컬러풀한 차번호판이 맘에 든다.










그리고 도착한 White Sands National Monument. 지난 1월부터 꼭 데리고 가야 하는 로맨틱한 데이트 장소라 자랑을 하더니... 고운 백색 모래 들판이 끝없이 펼쳐지는데, 신기하다. (그러고 보면 미국은 참 땅도 넓고 자연 속에서 볼 것도 많다. 참 땅이 넓다.)










입구의 visitor center 를 통과해 쭈욱 들어가다 보면 잠시 서서 boardwalk 을 걸을 수 있고, 다시 차를 타고 가 더 들어가면 모래 언덕 위를 오를 수 있다.









조금 전에 온 소나기 덕에 덥지도 않고 부드럽게 촉촉한 모래가 촉감 좋고 예쁘긴 했으나, K는 검은 새차 바닥에 모래 떨어지는 게 신경 쓰인다.











모래 언덕에 올라 보기 위해 좀 더 들어가












본격적으로 신발, 양말 벗고 오르기 시작하는데 생각보다 오르기 쉽지 않다. 하지만 괜히 바닷가에 있는 것 같이 즐거워진다.











얌전히 몇 컷...











그리고 (아무도 없으니까) 아무렇게나 놀아 본다.
매일 아침 일어나 무사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_-;;) 하루를 위해 기도한다. Day 1은 very good.

(새벽 네시에 랩탑을 켜는 건 귀찮고 간단히 아이패드에 저장한 사진 하나 업로드)









Phoenix, Arizona 는 정말 덥다. 무척 건조하기도 해서 건물을 나서는 순간부터 모공은 넓어지고 주름은 쫘악쫘악 갈라지는 게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인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다운타운"을 거닐어도 대학가를 낀 1개 블록을 제외한 거리들은 미국 서부 영화의 황량한 saloon 거리를 연상케 한다. (사진은 나중에)

그나마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더위에 지친 표정들.

K를 만난 후 자주 깨달은 것: 10년 가량 뉴저지, 뉴욕, 매사추세츠주에서 생활하며 나에게 익숙했던 미국 도심이 미국 다른 주의 도심을 (전혀) represent 하지 않는다는 것과 그 도심 속 미국 사람들이 미국 사람들 전체를 제대로 represent 하지 않는다는 것.

도시도 좋고 suburbs 도 좋다. 하지만 사막은 ... no, thanks.

(호텔은 1928년 지어진 부띠끄호텔이라 많은 시설에 1928년의 흔적이...ㅜㅜ. 중앙 냉방 시설은 강도 조절버튼 없이 방향만 손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너무나도 춥다. 가장 따뜻한 곳은 화장실. 그래서 화장실 tub 에 편히 앉아 글을 쓰고 있음. 입술이 제 색깔로 돌아올 때까지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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