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도 방콕에 있었던 나흘동안 숙소 걱정은 없었다. 친구 탑의 가족과 함께 머물렀다.
얘네 가족(과 친척들)은 쑤쿰빗 길의 고층아파트들 뒤에 몇 채의 집으로 이루어진 주택가에 산다. 탑의 할아버지 세대부터 형제들끼리 모여 살았다가 지금 그의 아버지 세대들 형제들까지 모여 살고 있단다. 그 사이에 탑은 새로운 건물 2층짜리를 하나 더 지어 자기만의 loft에서 거주. 내가 있는 동안엔 내가 그의 2층 방을 독차지하고 얜 아래층 마루에서 지냈다.



얘네 건물에서 바로 옆 작은 연못만 지나면 얘네 부모님 건물로 이어진다. 아침/저녁마다 부모님 건물로 들어가 아침과 현지 간식 및 과일을 먹음.




방콕 날씨가 덥긴 했지만 얘네 건물들은 천장이 높아서인지 굳이 에어콘을 틀지 않더라도 그리 덥지 않았음.




탑의 가족도 독실한 기독교인들. 일요일엔 탑이 다니는 국제 교회에 따라가 예배를 드리고 (매우 자유로운 분위기 속의 예배였다) 탑의 "국제" 친구들과 인사도 나누고. 그 날은 특별히 교인 세 사람의 간증/세례식이 있는 날이었는데 그 중 두 사람이 우리 대학교 선배였단다. (난 대학시절 태국 클럽과 아주 친하진 않아서 얼굴도  못 알아보긴 했지만.)




교회 이후 바로 달려간 곳은 씨암 스퀘어. 1층 푸드코트 옆의 레스토랑에서 탑과 점심을 먹었다. 탑 혼자서도 참 열심히 주문이다. 하도 많이 주문해서 걱정의 (겉으로만) 몇 마디를 했더니 여행이 끝날 때쯤엔 훈련이 되어 위가 늘어나 있을 거라며 용기를 준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그거라네:
 

- prawn salad with pomelo

- sweet/sour/spicy curry with vegetables

- stir-fried morning glory in fish sauce

- fried pig skin/vegetables




씨암스퀘어에서 점심을 먹고 간단한 구경을 마친 후 일요일에만 열린다는 주말시장 (짜투짝?) 엘 찾아 갔다. BMT란 스카이트레인을 타고. 깨끗하고 영어로 표시도 잘 되어 있고 갈아 타기도 어렵지 않아 혼자 다닐 때에도 잘 이용했다.




짜투짝시장은 BMT 의 가장 북측 종점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무슨 호수인지 탑과 다니는 동안옆에 붙어 있다. 역에서 내려다 보니 매우 큰 시장이었는데 탑과 나는 계속 방향감각을 잃고 헤매다 힘만 쫙 빼고 나온듯. 탑과 다니는 동안은 거의 탑의 파바라치라도 되는 것처럼 졸졸 따라 다니며 열심히 사진을 찍음. 탑은 멋지게 내 장(쇼핑)바구니를 어깨에 짊어지고 짐꾼이 되어 주었음.




여느 재래시장과 마찬가지로 먹을거리 천지였다. 그 중 참 마음에 와 닿는 메뉴: 오징어 알 요리. 흐흐흐.




바쁘게 돌아다닌 후에 발마사지를 받으러 가는 길.




이 발마사지, 내가 태어나 받아 본 마사지 중 최고였다. 1시간짜리 마사지에 잠이 들어 침까지 흘렸을 정도.




그리곤 그 다음날 다시 미국행이라는 동생 팁의 마지막 밤을 기념하기 위해 샹그릴라 호텔 중국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음. (난 또 덕분에...^^...) 동생 팁의 여자친구까지 포함해 8명은 아래를 주문해 먹었다:

- peking duck

- lotus root stuffed with shrimp

- barbecued beef

- deep-fried pork ribs

- stir-fried beef with vegetables

- pumpkin porridge

- deep fried pork (?) with shredded pork

- barbecued chicken

- shrimp fried rice

팁의 여자친구도 이 가족의 식성에 적응해 가는 중인지 놀라지는 않으면서도 힘겨워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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