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와서의 3째 주 1일, 드디어 미장원 친구 (= 14년전부터 8년간 같은 미장원 선생님에게 머리를 맡겼던 친구) 를 만나 오랜 시간 고대했던 컷트와 파마를 하며 몇시간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지난 2년 새 그 친구는 애가 하나 더 생기고 난 미국 시골 촌사람이 되어 버렸다. 서울 어딜 가도 문화쇼크의 연속이었다.


2일 - 동대문에서 지금은 호주 사는 전 직장동료를 만남.





DDP 살림 1관에 있는 키즈까페 아이플레이에 각자 애를 풀어 놓고 엄마들은 여유롭게 수다.





출장 겸 일년에 한번은 오게 된다는 친구와 내년 여름을 기약하며 헤어졌지만,





서울에 있으면 있을 수록 나나 아부부나 점점 더 서울체질인 것 같은 예감에 이번엔 무작정 눌러 앉고 싶단 생각까지 들 정도다.





매일 아침 쓸쓸하게 페톡하는 K에겐 미안할 정도로 우린 매일매일 어떤 이벤트나 구경거리를 찾아 다니며 그간 미국에서 얼마나 단조로운 삶이었나 다시 생각하게 된다.

3일 -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아부부와 함께 공동 물놀이 시간.





한달 전까지만 해도 수경 쓰기 싫어하더니 이젠 수경 쓰는 재미를 아는 듯.






간식 먹다가 사진 찍는다 하니 저 다리 꼬는 자태까지...-_-... 많이 컸다.





수영 후 점심 먹기 위해 이번 여행 처음으로 들른 롯데 백화점 본점 지하 1층. 물놀이 후 늦은 점심이기도 했지만 끝없이 진열된 빵에 처음 들어보는 식품 코너들... 음식 천국에 온 것만 같았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골고루 다 먹어도 오히려 더 옅어지는 것 같은 아토피 부위 덕에 나도 부담없이 위시리스트에서 골라 먹을 수 있어 요즘 얼마나 좋은지. 청바지가 언제 튿어질지 모른다.)





4일 - 지난 달에 결혼한 친구 집에 잠시 들러 신혼집 구경하고 일주일에 두번 하는 수영 수업으로.





경의선 공원 길은 거닐 때마다 즐겁고 수영장 옆 동네 빵집에서 빵 골라 먹는 재미도 솔솔하다.





게다가 이 날은 수영 마치고 돌아 오는 길에도 동네 중학교 언니들의 과학 체험/실습 덕에 공원에서 신나는 버블놀이까지.





얜 타인들 앞에선 좀처럼 좋은 내색을 하지 않으나





속으로는 모든 경험을 즐기는 듯 하다. (유일하게 재잘재잘하는 (가족 외의) 타인이라곤 수영 선생님.)






5일 - 여름 성경 학교,





큰 단체 속에서 찬양/율동도 하고 마루 바닥에 앉아 예배드리고,





간식으로 찐 감자까지, 매우 한국적인 경험이었다.

(미국에선 한국 교회 학교라 하더라도 바닥에 앉을 일이 하나도 없다. 나도 간만에 바닥에 앉아 있으려니 자꾸 엉덩이가 근지럽기도 하고, 초중등부 시절 여름 캠프 때마다 다리 저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6일 - 일요일 오후 명동. 가게들은 많이 변했지만 명동만큼은 쇼크라 할 만큼의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이 느껴졌다.





아부부는 더운데 끝없이 걷는 게 힘든지 아무데나 털썩 앉았다가도 볼거리가  있으면 즐겁게 포즈도 취하고





난 다음 날 위/대장내시경 예약으로 야채를 못 먹으니 친구는 삼겹살 집에서 만나기로. 푸훗.





친구와 헤어지곤 다시 친정엄마와 합세. 하루에 기본 3탕은 뛰어주니 한국 와서 아부부가 제일 자주 하는 말: "엄마 다음에 어디 가?"





7일 - 내가 검진을 받는 오전 내내 아부부는 할머니 따라 할머니 친구들 모임엘 참석하여 갈비 얻어 먹고 기분 업.





수영 후에도 간식.





집에 가면 피스타치오 넛 까 드시는 할아버지 옆이 지정자리.





먹방의 연속. 아토피 때문에 신경이 좀 쓰일 뿐, 실은 이런 것이 진정한 여름 방학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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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의 방학 둘째주 1일 - 여의도 백화점 지하 진주집. 콩국수에 얹어 먹는 무말랭이/김치 맛 때문에 자주 생각났던 집이다.





그리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여의도 물빛광장.





물놀이 한다고 신난 아부부,





분수대에서 머리 감고 샤워하며 거의 바지도 벗을락말락 하셨던 노숙자 아저씨와 함께 매우 시원한 타임을.






2일 - 서울 할머니할아버지 방문 중인 메릴랜드의 학교 친구와 만날 계획이었으나 아침부터 꺼져선 다시 켜지지 않는 내 핸드폰 때문에 갑자기 약속 취소하고 하루종일 T 월드와 아이폰 수리점을 왔다갔다.. 이 날 처음 먹어본 눈꽃 빙수가 인상적이었다.


3일 - 여의도에 근무하는 전 직장동료 언니에게서 밥 얻어 먹고 생각보다 ifc 에서 멀었던 팥이재로. 며칠 전 체인까페 빙수도 몇년 전과는 달리 특이한 디자인이어서 한국 있는 동안 곳곳의 빙수를 체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붕어빵, 녹차빙수 둘다 굳.






4일 - 곤충파충류체험전. 할머니 집에서 가까우니 오전 일찍 전철 타고





용산 전쟁기념관 어린이박물관 옆 건물로 향했다.






단체 방문자들 뿐 아니라 모든 개인 방문자에게도 가이드가 한명씩 붙어 거의 모든 새/곤충/쥐/뱀을 직접 만져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1층엔 곤충, 새, 쥐 등이 전시되어 있고,








2층으로 올라가면





거북이와 뱀들이...





겁도 없는 아이들...





그리고 다시 1층으로 내려 오면 새들 모이 먹일 수 있는 방이 투어의 마지막.






아주 알찬 오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





아부부의 첫 수영 수업!

다섯살짜리들은 체험수업부터 해 보고 등록하라 하셔서 기다리고 기다렸던 금요일 오후 수영이었다. 예상했던대로 아부부는 수영 수업에 대만족이었고





나 역시 아부부 수영 수업 동안의 여유로운 개인시간, 수영 직후의 차/빵 간식타임이 마냥 좋다.






마치고 경의선 공원을 따라 할머니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여유롭고 한국스럽다.

(믈을 사려 해도 차를 타고 나가야 하는 메릴랜드의 생활에 나름 만족하며 살고 있었으나 서울에 오니 역시 동네는 걸어다니는 재미가 있어야 함을 다시 느낀다.)






대중교통 사용하는 것도 좋고 한번 나가면 두탕 세탕 뛰며 구경하는 것도 좋고 비 오면 철퍽철퍽 빗속 걷는 것도 좋고. 아부부는 한국 와서의 2주 사이 부쩍 큰 것 같다.





5일 - 예술의 전당.





오랜만에 피자 먹는 아부부는 위에 번거로운 토핑부터 다 먹어치우고 가장 좋아하는 치즈/소스/도우를 제일 마지막에 음미하며 쓱싹 먹어치움.





그리 흐리지도 맑지도 않은 서울의 날씨, 하루종일 사우나에 앉은 것 같은 느낌. 





당일 아침 쿠팡으로 예약하고 Vogue Like a Painting 을 보러 갔다.

20대-30대 초반 매월 어떤 잡지든 골라 보다가 출산 후 언제부턴가 그만 보기 시작했었는데 이 사진전은 보그의 몇십년 역사도, 예전 1-2초만에 쉽게 넘겼던 잡지 사진들도 다시 생각하게끔 했다.





그리고 친정 엄마와 함께라면 항상 찾게되는 커피.





깔끔한 끝맛의 테라로사 커피도 맛있었고





레몬치즈케잌도 굳.





베리 굳.





6일 - 교회. 예배 후 항상 모이는 자리에서 사촌언니 옆 자리는 이젠 언제나 아부부가 차지. 직접 표현은 못해도 그저 좋다. 





점심은 명동 하동관에서.





후식은 사촌오빠네 가족 기다리며 명동성당 지하 전광수커피에서.





디저트를 먹고도 남았던 한두시간은 버블로,





그냥 솔로 놀이로 채움.





7일 - 여의도 ifc 에서 최근에 결혼한 친구와 점심.

그리고 2시간동안 아부부가 열심히 놀아주는 동안 나랑 친구는 그 옆에 앉아 여유롭게 티타임.  





메릴랜드 살던 한국 언니들이 서울에는 애들 놀릴 데가 정말 많다며 그리 아쉬워하더니 요즘은 왜 그런지 알겠다. 키즈까페도 많지만 공원 분수대들도 많이 생겼고 웬만한 백화점/몰마다 아이들 공간을 만들어 놓아서 돈 좀 들고 숨 좀 돌리는 편.


여기 있는 동안만에라도 미국에선 귀한 경험/추억들을 알차게 만들어 놓고 미국 돌아가선 내년 여름을 또 기약해야지. ㅋㅋ

그리고 오는 2개월간 꼭 꼭 같은 음식점은 2번 찾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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