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나는 가족여행이니만큼 일찍 집을 나서 아침도 버거킹에서 간단히 먹고 가자는 엄마의 의견과 간단히 내장탕을 먹고 가자는 아빠의 의견 중 당연 후자 선택.
원래 가던 24시간 양평해장국 집은 닫혀 있어 급 검색 후 근처 모이세 해장국엘 들어갔고 아부부와 나눠 먹은 양념장 뺀 선지국은 오히려 국물 속 들깨가루 맛을 더 느낄 수 있어 좋았다. 4인이 국밥 하나씩 먹고 모두 화장실 한번씩 사용하고 (아침 7시에 갓 청소한 듯한 화장실도 깨끗!) 할아버진 미안했는지, 먼 여행길 가기 직전 든든한 식사 잘 했습니다, 하며 "먼" 여행길을 강조.
그런 후 우리의 첫 경유지는 바로 점심.
실로암메밀국수 집. 몇년 전 가 봤던 곳 옆에 신관이 새로 생겼고
맛은 불변,
앞뜰 공간은 식사 후 다시 차 타기 전 소화시키며 차 한찬 하기에 좋았던 공간이었음.
한화콘도 옆 설악 워터피아는 상상했던 것 이상의 워터파크였고 아쉽게도 아부부는 120센치 미만의 키에 탈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지만 그저 물놀이장의 분위기에 휩싸여 스파동의 지압풀에서도 had the time of her life.
튜브 슬라이드, 유수풀장 등을 모두 사용할 수 있었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종일도 보냈을 것 같은 시설이었지만 아쉽게도 이 날은 해가 없어 춥기도 하고 라이드 사이 사이에 위치한 온탕은 충분히 따뜻하지 않게 느껴졌다. 오히려 좀 일찍 나와 사우나에서 온탕 냉탕을 왔다갔다하면서 여유있게 몸을 풀고 개운하게 씻고 나온 느낌.
- 이번에 오니 어른도 긴팔 레시가드를 입지 않으면 약간 벌거벗은 느낌일 것 같고
- 다음에 온다면 꼭 핸드폰 방수 파우치를 사서 수시로 사진도 찍어야지.
- 락카키에 충전한 코인 돈으로 아이스크림/음식도 사 먹을 수 있어 편리했고 안 쓴 돈은 그대로 환불해 주니 넉넉히 충전하고 편하게 사용할만큼 하는 게 장땡.
다시 숙소로 돌아와 가방이라도 다시 챙기고 저녁 먹으러 갈 줄 알았는데 로션도 못 바르고, 아부부 젓가락, 물 하나도 없이 그대로 물회 집으로.
봉포 머구리집에서 전복해삼물회, 광어물회, 성게알밥 주문.
물회 육수의 매운 맛은 조절하지 못하지만 물회에 올라가는 청양고추를 다 빼니 어느 정도 덜 맵게 골고루 먹을 수 있어 좋았음. 광어도 맛있었지만 내 입맛엔 전복과 해삼의 씹히는 맛이 좋았던 전복해삼물회가 더 추천할만한 듯.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옆 까페에서 가벼운 차 한잔 나누시는 동안 나와 아부부는 올해 처음으로 한국 바닷물에 발을 담갔고
턱까지 내려온 아부부의 다크써클은 무시한 채 속초중앙시장행.
중앙시장 입구 맞은 편에 있는 만석 닭강정은 간단한 밤참 겸 다음 날 아침으로 먹기 위해 테이크아웃했으나 역시 닭은 만들어 바로 먹어야 제맛. 밤에 맛봤던 바삭한 맛보다는 튀김옷과 양념의 끈적함이 더 도드라졌던 다음 날 아침이었다.
강원도 여행 제 2일 일정: 소돌아들바위공원 (주문진) - 박이추 커피공장 보헤미안 - 그린횟집 (왕비추) - 테라로사 - 집.
일찍 숙소 체크아웃을 하고 아들을 낳게 해 준다는 소돌아들바위 공원 구경을 갔다. (우리가 아들을 바라는 것은 아님. 그렇다고 딸을 바라는 것 또한 아님. 그냥 구경.)
오늘은 친정엄마를 위해 주로 강릉 까페들 투어 일정이었기에 아부부도 예쁘게 입히고 하루를 시작하였으나
아부부는 정신이 딴데 팔려 있는 듯.
갑자기 화장실이 급하다며 나도 급하게 오르락내리락 정신이 없었는데
결국 화장실은 공원 주차장 옆 나란히 있는 횟집들 가장 오른쪽 끝쪽으로 돌면 바로였고 (하지만 난 정신없이 바위 위 계단만 오르락내리락했었고)
겨우 도착하니 화장지가 없어 차에 휴지를 가지러 간 사이 아부부는 그만 . . .
어제 옷 다시 꺼내 입었다.
보헤미안은 국내 바리스타의 1세대라는 박이추의 커피집.
테이블에 앉기 위해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했던 20분 간 커피빵을 사 먹었고
자리에 앉고 나서도 30분은 기다려야 했던 커피 한잔.
디카프 커피가 흔하지 않은 올 여름 난 하루에 커피 1잔만 마시기로 해서 엄마 혼자 쓸쓸히 마셔야 했던 최고급 커피였다. 아빤 너무 시다며 정색.
난 바다 보기와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로드트립이라는 것만으로 만족. (하지만 현실은 아까 화장실 찾느라 여기저기 뛰어다녔던 데에 이미 탈진 상태.)
블로거들의 열띈 리뷰를 보고 점심 횟집으로 지정한 그린 횟집은 정말 비추.
풍부하면서 실속있는 쯔끼다시, 대게서비스, 싱싱한 회, 친절 서비스를 하나같이 찬양하는 리뷰들과는 달리, 테이블에 앉으면서부터 뭔가 불안하다 했더니 손 가는 쯔끼다시가 몇 없고 (돈까스, 미트볼, 인절미떡이 왜 올려지는지, 횟집에서 초밥 회가 어떻게 그리 뻑뻑할 수 있는지, 통오징어숙회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대게서비스도 실망스러웠다) 꼭 차별당하는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해산물 골고루 먹어 보고 싶어서 다양하게 많이 나온다는 집을 찾아 간 건데, 블로거 리뷰어들이 다들 협찬 받고 글 쓴 거 아닌가 싶었을 정도의 배신감을 느꼈고 동해까지 가서 실속있는 회 먹을 기회를 놓친 게 정말 아쉬웠다.
하지만 맛있는 커피로 입가심하고
좀 더 아래 경포대해수욕장을 찍고 집에 가는 걸로.
저 멀리 먹구름이 몰려오는데 소나기 내리기 직전까지 발을 담았고.
자꾸 물에 앉고 싶언하는 애 잡다 핸드폰까지 빠뜨릴 뻔 했지만 나 역시 바닷물 파도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발 느낌이 그저 좋기만 했다.
이틀동안 기사노릇 하며 배 빵빵하게 채울 정도로 얻어 먹었던 알찬 가족 휴가.
집 동네에 다 와서 9시에 먹었던 저녁 피맥도 휴가스러운 마무리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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