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에 와 있으니 당연하다는 듯 친정 엄마의 고등학교 동창 계모임엘 따라 나섰다.
몇십년동안 매월 첫 주 화요일, 공휴일이어도 무조건 같은 그 자리에서 만나던 친구들 모임이 이젠 매달 2번씩, 매번 다른 맛집에서 모인다고...
전 날에도 왔던 그 고기집. 아부부는 오랜만에 보는 쇠고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시차 적응은 어쨌든 밤에 잠을 잘 자야 한다며 첫날부터 바삐 돌아다녔었다.
1일: 코스코, 이마트 (코스코의 초밥이 얼마나 그리웠던가.)
2일: 주민센터, 송추가마골
3일: 은행, 동창모임, 안과, 피부과
4일: 한일관, 수영, 신세계 백화점
올 여름 들어 메릴랜드에서 처음으로 수영장 물을 밟았을 땐 작년의 물개 같음이 싹 사라졌다 싶었더니 서울 와서 다시 들어간 수영장에선 제법 머리도 넣고, 숨도 내 쉬어 보려 하고. 여름 내내 잘 하면 튜브 없이 뜰 수도 있지 않을까..
역시 여름엔 물놀이. 시차에 못 이기는 눈은 90% 감겨 있는데 기분만 업.
5일: 남대문 시장, 신세계 백화점
눈을 뜨고 있는 동안엔 즐겁게 걷고 구경하고 먹고, 눈만 감았다 하면 한밤중. 오후 3-4시에 잠이 들면 다음 날 아침까지 꿀잠 자며 시차 적응하던 나날들이었다.
6일: 교회, 교보문고/광화문/청계천
아부부가 이렇게 social한 아이였을 줄이야. 일년 내내 한국유치원을 다니며 한마디도 안 해 가족 외의 사람들과는 수줍은 줄만 알았더니 사촌들은 가족임을 강조해서였는지, 보자마자 저쪽 테이블에 앉겠다며 젊은이들과 mingling.
가족 아닌 이모와도 베프라며.
처음 타는 지하철도 그저 좋다.
7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한의원
나도 교외 갈 때 운전 연습해 보자며 운전대를 잡았고
아부부는 수월수월하게 옷구경, 사람구경.
아마도 인당 3천원하는 놀이기구가 이 날의 하이라이트였을 듯.
매일 저녁은 집밥이었는데 삼일은 자느라 저녁을 못 먹었었지.
분명 한국 오기 전엔 친정엄마의 요리법들을 익혀 갈 겸, 나이 드신 엄마의 집안일도 도와줄 겸 두달간 저녁상은 내가 차리겠다 다짐하였었는데, 지난 2주 단 한번도 상차리는데 기여하지 못했다. 꼭 엄마의 한식 요리법을 익혀가야하는데 말이다.
이젠 과연 내가 차린 상을 엄마아빠가 달가와할지가 의문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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