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땡스기빙은 친척들과의 따뜻한 음식 및 교제 시간 대신 보스턴을 찾았다. 

메릴랜드에서 메사추세츠 주 보스턴까진 7시간 운전 거리. 그래서 새벽 3-4시쯤 출발해 아부부도 카시트에서 잠좀 푹 재우고 우린 11시쯤 도착해 땡스기빙 당일 썰렁한 대학 캠퍼스들을 주욱 들렀다. 





저 뒤 John Harvard 의 동상 앞에 기다리는 사람들은 한 사람씩 자기 차례를 지켜 기다리다 존의 구두를 만지고 하버드 입학을 기원..? 

우린 그저 산보의 느낌으로 꾸준히 걸었다.  





Tufts - Harvard - MIT. 땡스기빙 당일 조용하고 썰렁할 줄만 알았던 대학가였지만 역시 대도시 보스턴이니만큼 관광객들도, 아직 동네를 거니는 로컬들도 많은 편이었다.





그리고 내가 고대하던 카트 식 딤섬. 이젠 먹는데 한몫 하는 아부부 덕에 나름 골고루 시켜 먹었지만 배가 다 부를 때 쯤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대학 시절 토요일 밤 늦게까지 놀고 일요일 오전 줄 서서 기다리다 8-10명 둘러 앉아 정신 없이 먹었던 딤섬 집, 그 때를 기억하며 다시 찾았는데 겨우 8그릇 정도 밖에 못 먹어 보고 나왔다. (Hei La Moon, 88 Beach St, Boston)





K는 끝없이 집어 들고 씹어대는 아부부가 신기한듯. 

난 이런 아부부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

운전 많이 한 사람은 낮잠 좀 자 주고 잠 많이 잔 아부부는 호텔 수영장에서 첫 날 마무리. 

그리고 뜻뜻한 룸 서비스 시켜 피자판을 접시 삼아 처량하게 먹었지만, 이래 뵈도 살살 녹는 치즈의 14불짜리 피자, 만족스럽게 먹었으나, 뭐 얹고 뭐 얹고 해서 25불짜리 서비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 





다음 날, 본격적인 다운타운 투어. 


Hynes Convention Center - Boston Public Garden - Beacon Hill - Faneuil Hall Market (Quincy Market) - Boston Public Market - Boston Common - Boylston Street - Prudential Center. 





이른 아침 블랙 프라이데이에도 작은 까페들은 문 열기 전,





따뜻한 로컬 분위기를 찾다 결국 걸어 걸어 





들어선 곳은 Beacon Hill 의 Peets Coffee체인. 





하지만 휴일 아침의 여유로움이 좋았고 

이런 저런 여행에 잘 적응하는 것 같은 아부부에게도 감사. (다만 어느 아저씨가 자기 학교가방이랑 똑같은 가방을 메고 가는 것을 보고는 정색을 하고 "마이 가방"을 외쳐대기 시작해서 살짝 긴장하기도.) 





따뜻한 까페에서 몸 좀 녹인 후 Quincy Market 으로 향했다. 





가는 길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연주.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한다. 

주룩주룩 비가 내려도 너무 좋았던 보스턴 풍경이었다. "I'm so happy to be here . . ." 하는데 웁!하며 눈물이 주루룩 흐르기까지. -_-;;; 그동안 도시생활이 심히 고팠나보다. 





206 S Market St, Boston.






크리스마스 겸 보스턴 여행 겸 기념품을 찾을 수 있을까 싶어 다녔는데 생각보다 아기자기한 건질 거리는 많이 없어 살짝 아쉬웠던 분위기. 






하지만 걸어다니기엔 너무나도 행복 그 자체. 





Boston Public Market (100 Hanover St., Boston) 는 꼭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어서





먹을 거리 구경이 좋았고. 





이 골목 저 골목 다니는 내내 K와 아부부는 걸을 거냐, 안길거냐를 네고. 





흐리고 축축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걷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었다. 





외식하면 항상 한식을 찾는 K,  그 동네 Koy 라는 곳을 찾았는데 오징어덮밥, 닭도리탕 괜찮았고, 문어발은 런치라 그런지 너무 skinny해 실망.





그리고 돌아가는 길은 Boston Common 을 지나 Boylston Street 로 쭉. 

화장실 가고 싶다, 졸리다는 아부부 안고 50분 거리를 쉬지 않고 달렸지

(보스턴 퍼블릭 도서관 1층은 애플 스토어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뭔가 훤하고 tech-y 했던 분위기. 정말 시골 살다 상경한 마냥 가는 곳마다 난 "우와 우와"를 연발했었다.) 





그리고 저녁엔 Prudential Center를 싹 둘러보고 Newbury St. 의 





Trident Booksellers & Cafe (338 Newbury St, Boston) 에 들름. 





결국 올 크리스마스 트리에 올릴 장식 인형은 아부부가 여기서 고르는 걸로 보스턴 기념품 마련. 





까페도 맛있다고 한다. 

"Everything I Want to Eat" 라는 제목의 책은 나도 몇권 쓸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내내 내년 여름 한국 갈 생각만 한다. 

먹고 싶은 것들 위시리스트를 작성해 놔야지. 


이번 보스턴 여행에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 

대학 시절의 4년 동안 차도 없어 구글맵도 없어 모든 것이 너무 멀게만 느껴지고 대중교통이 뉴욕만 하지 못하다 해서 시골이라고 판단했던 나의 어리석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이번에 차로 다니니 모든 것이 10-20분 거리. 이젠 살고 싶어도 살지 못하는 곳에서 4년간 나의 무지로 가득한 착각 속에 이렇게도 살기 좋은 도시를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을 크게 크게 후회했다. 후. Oh well. 언젠가 활용할 날이 오겠지. 


아부부 대학 가고 나서의 노년은 꼭 도시에서 생활하고 싶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