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돌아온 그 다음 날은 옛날 3년 반동안 출퇴근했던 동네를 방문,
추억의 소공죽집에서 모여 옛일을 회상하며 흥분한 동안 아부부는 유리문에 헤딩 후 쌍코피 터지고
탈탈 닦고 대학로로 향했다.
아부부 아빠와 첫 데이트 했던 동네에서 아부부 아빠도 좋아했던 18번 완당을 나눠 먹고 (만두는 비추)
버스 타러.
이틀간의 강원도 여행 중에도 잠이 모자랐던 아부부는 대학로-마포 경로의 꽉 찬 버스 가장 앞자리에 앉아 잠이 들었는데 얘를 안아 비집고 나가 내릴 수 있을까 걱정하던 와중 아부부 입에서, "엄마 화장실 가야 돼."
그 전 날 소돌아들바위공원에서의 해프닝이 퇴근시간 버스 안에서 재현될까 두려워 어딘지도 안 보고 바로 버스에서 내려 (오줌을 싸도 길에서...) 동네 상가 찾아 볼일 보고 아부부는 신났다 하며 한걸음 뛰다 시멘트 바닥에 확 엎어져 절뚝절뚝. 점심 쌍코피에서부터 웬일이니...
쉼이 필요할 것 같아 그 다음 날은 수영 보강 외엔 조용히 동네 인도음식점에서 간단한 점심 세트만 사 먹고
나만 늦은 오후 지압 후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구경갔던 날.
그리곤 정말 좋다며 친정 엄마와 아부부도 데리고 다시 고터에 갔던 그 다음날.
아부부는 드디어 고개 넣고 발차기로 50센치 정도 수영했던 역사적인 날이었다.
물개로 키워주마.
끈끈하게 자주 모이는 옛 직장동료들 + 애들 틈에 꼽사리 껴서 아부부도 신나고
나도 신나고. (이 날 커피팩 + 아이스컵 콤보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 그것도 공짜 아이스컵이라니!)
사촌언니 없어도 오빠들과도 친해진 아부부는
주중이든 주말이든 맨날 "내일 어디 가?"만 묻는다.
나랑 함께 매끼 먹는 것에도 큰 관심을 보였던 아이가 요즘엔 입맛도 좀 줄은 느낌. 나 혼자 인절미 토스트, 치즈떡볶이피자 (예전에 제일 자주 먹던 것 3가지를 한꺼번에!), 팥빙수에 환장하는 반면에
아부부는 점점 장난감/인형들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난 슬슬 긴장...
요즘 자주 하는 말들:
- "아 - 니!"
- "내일 어디 가?"
- "빨리 오꺼야?" (내가 요가하러 다녀올 때)
- "아까 ..." (= 어제 = 그저께 = 몇 주 전 = 작년 = 등)
- "할머니 어딨어?"
- "할아버지 집에 있어?"
- "아빠 집에 가자-"
- "이거 사자"
- 괜히 신경질 내거나 울고 난 직후 겸연쩍으면 "티 슈 줘!" 하며 울음 -> 억지울음 쥐어짜기 -> 쑥쓰 웃음
여전히 좋아하는 음식들:
- 낙지, 오징어, 문어
- 새우, 고기, 두부
- 콩나물, 오이, 버섯
- 국물, 밥, 김치, 김 등.
마포 무교동 낙지 집에서의 낙지볶음, 낙지 수제비는 탱글탱글 최고였음. 매운 볶음도 십여년 전에 맛 봤던 무교동에 있는 낙지보다 덩어리도 크고 많은 편.
지난 몇년간 계속 미국만 왔다갔다 하며 친척들과의 만남이 소홀해졌는데 앞으로는 친/외가 친척들도 정기적으로 연락하며 아부부에게도 사촌들과의 교제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물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뵜던 삼촌 댁에서의 텃밭밥상은 물론 우리의 어린 시절, 친정 엄마와 삼촌의 젋었던 시절, 돌아가신 외할머니도 사진으로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엄마아빠의 쌓이고 쌓인 사진앨범들 정리를 해야 하는데...
엄마 핸드폰 정리도 해 드리고.
계획했던 볼일들은 물론 언급되었던 모든 숙제들을 마무리할 시간이 3주 밖에 안 남았다. K는 많이 보고 싶은데 메릴랜드에 돌아가기 싫어라... 무슨 방법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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