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와서 첫 3주까지는 시차 적응, 이유식 스케줄 적응, 잠버릇 등을 신경 쓰며 정신없이 보냈나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꼭 새벽에 한번씩 깨 1시간 반을 울다-안겼다-누웠다-울다-안겼다-누웠다 하는 얘 때문에 매일 아침 좀비처럼 일어나 좀비처럼 하루를 보내고 이틀에 한번 샤워하는 것도 귀찮아하는 시기가 왔다. 그래서 외출 약속이 없는 날들은 가능하면 애를 바닥에서 놀리고 난 같이 놀아주는 척하며 침대 위에서 딩굴딩굴.
그러다 보니 가끔은 고개 들고 찾아 보면 입에 들어가지 말아야 할 게 들어가 있을 때랑 손에 닿지 않아야 할 물건들이 바로 눈 앞에 있을 때가 많았지.
하지만 한국와선 활발하게 기기도 하고 (매우 느렸던 편!) 잡고 서서 노는 것도 알아서 연습하니 난 옆에서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했다.
그러다 하루는 다리 아래로 미끄러진 과자통을 발로 잡아 올리는 재주까지 선보인다.
으흐흐 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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