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뉴멕시코의 White Sands National Monument 를 출발해 향했던 곳은 Tucson에 계시는 K의 이모네. 그 날 뉴멕시코의 하늘은 날카로운 번개, 천둥과 소나기, 먼지기둥으로 요란했었다. 그리고 운전하는 K의 마음을 심란케 했다. 미국은 모든 게 크다.











밤 10시 반쯤에 도착한 K의 이모네는 작은 집 뒷 뜰에서 배, 오렌지, 깻잎, 호박, 부추, 고추 등을 재배하신다. 이튿날 아침, 간단한 집 투어를 해 주실 때에 사진 찍어도 되는지 여쭤보니 "뭘 이런 걸..." 하시며 포즈를 취하신다.











Backyard 도 아기자기하게 뭔가 많이 심어져 있지만 집 내부에도 뭔가가 아주 많이 아기자기하게 걸려 있다. (대부분은 남편께서 사 오신다는 장식품들. 그 중에 가장 귀여웠던 건 아들과 엄마 이름을 짜 놓은 하트. ㅋㅋ)











오전 11시쯤 출발해 2시간 쯤 후 도착한 곳은 애리조나의 Phoenix. 다운타운에서 조금 저렴한 호텔을 찾으니 users' rating 8/10 이었던 Hotel San Carlos 였다. 부띠크 호텔이라는 건 무엇일까.









오래돼 후진 호텔이라는 걸까. K의 ID를 사용해 할인을 받았더니 배정된 호텔방 입구부터가... 헉... 방문을 중심으로 양쪽에 미국기라니... 세련과는 거리가 멀다, 이 호텔. 게다가 페인팅을 다시 했는지 온 복도와 방 안의 페인트 냄새에 머리가 띵.
화장실에도 한 턱 계단을 올라 들어가면 아주 오래된 변기와 tub에 1928년 호텔 개장 시 사용했다는 수도꼭지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너무나도 작은 싱크대에 complimentary toiletry 는 세워 둘 장소도 없을 것 같은데 있을 건 다 있다. (사실 화장실은 깨끗했고 유일하게 페인트 냄새가 안 나는 safety zone 이라 잠 못 들었던 새벽의 2시간은 마른 tub 바닥에 앉아 사진 정리 좀 하고 있었지.) 











애리조나가 사막이라고는 들었지만 이렇게 더울 줄은 몰랐다. 정말 건식사우나에 히터 틀고 있는 양 이따금씩 부는 바람에서조차 찹찹한 느낌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더 돌아다니기 전에 local cafe 에 들어가 에어콘 바람과 wifi 부터 만끽하며 마음의 준비를. K는 호텔 출구에서부터 이미 말이 없어짐.










Central Avenue 의 Central Station 바로 옆에는 Civic Space Park. 공중에 뜬 sculpture 이 바람에 둥둥 흔들리는 거 보는 게 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밌다.










Central Station, Civic Space Park (across the street from Arizona State University), Phoenix Convention Center 와 Herberger Theater Center. (이 스케이트보드 타는 남자가 이 날 다운타운을 걸어 다니며 본 유일하게 에너제틱한 사람.)










길가에 돌아다니는 몇 안 되는 나머지는 다들 땀흘릴까 두려운 듯 매우 천천히 걷거나 서서 무표정. (미국에서 양산 쓰는 사람도 여기서 처음 본다.)

드디어 8월 17일, 수요일. 샌안토니오 (텍사스) 에서부터 시애틀 (워싱턴주) 로의 긴 road trip 을 시작했다. 여유롭게 14일간의 일정을 짜 놓았고, Day 1의 일정은:

6:30 Depart from San Antonio (Texas)
14:30 Drive through El Paso (TX)
16:30 Arrive at White Sands National Monument (New Mexico)
21:30 Arrive at Tucson (Arizona)

총 962 마일.
이 때까지 한국에서의 road trip 보다 수월했던 이유 하나: Best Buy 에서 17불 주고 산 네비게이션 시스템. 

Road trip 준비하면서 나의 주된 걱정거리는 음식이었다. 몇날며칠동안 snack bar 하나만 먹어도 행복한 K와 나는 다른 부류이기에. 그렇다고 하루 18시간 운전해야 할 때도 있는 일정 속에 매끼니를 제대로 챙겨 먹는 건 무리겠지.

그래서 차 안에서 냉장시설 없이도 먹을 수 있는 과일, 채소류, peanut butter. 스낵바 등을 챙겼고, 절대 감자칩과 같은 junk food 는 먹지 않으리라 맹세했다.










샌안토니오에서 서쪽으로 올라가며 텍사스주 경계를 넘는데만 8시간 반이 걸린다. 그리고 첫 2시간 이내에 오이 (미국 오이들은 거의 내 팔만한 사이즈) 2개, 그라놀라바 2개, 미니당근 1/4팩 + hummus, 육포 1/4팩, 바나나, 사과를 먹어 해치우고 운전 교대하여 3시간 정도를 (250 마일 정도) 갔다. woohoo!!!! (물론 K한테 야단 맞으며 싸우고 주눅들고 열받았지만, 2주간 조금씩 연습하면 워싱턴 도착할 때 쯤 적어도 겁은 없어지기를 희망한다.)

* 화씨 100-104도의 날씨에 물은 마셔야 하고 1시간마다 화장실 갈 수는 없어서 채소, 과일 등으로 수분 섭취하려고 애씀. 당근 때문인지 하루 1번 가는 화장실 볼일도 2번. 이런 게 detox 효과구나.









허허벌판/사막만 보고 가다가 뉴멕시코에 도착하니 노란색, 아쿠아색의 컬러풀한 차번호판이 맘에 든다.










그리고 도착한 White Sands National Monument. 지난 1월부터 꼭 데리고 가야 하는 로맨틱한 데이트 장소라 자랑을 하더니... 고운 백색 모래 들판이 끝없이 펼쳐지는데, 신기하다. (그러고 보면 미국은 참 땅도 넓고 자연 속에서 볼 것도 많다. 참 땅이 넓다.)










입구의 visitor center 를 통과해 쭈욱 들어가다 보면 잠시 서서 boardwalk 을 걸을 수 있고, 다시 차를 타고 가 더 들어가면 모래 언덕 위를 오를 수 있다.









조금 전에 온 소나기 덕에 덥지도 않고 부드럽게 촉촉한 모래가 촉감 좋고 예쁘긴 했으나, K는 검은 새차 바닥에 모래 떨어지는 게 신경 쓰인다.











모래 언덕에 올라 보기 위해 좀 더 들어가












본격적으로 신발, 양말 벗고 오르기 시작하는데 생각보다 오르기 쉽지 않다. 하지만 괜히 바닷가에 있는 것 같이 즐거워진다.











얌전히 몇 컷...











그리고 (아무도 없으니까) 아무렇게나 놀아 본다.
매일 아침 일어나 무사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_-;;) 하루를 위해 기도한다. Day 1은 very good.




Status: Living out of a suit case 인지 벌써 1달.
월요일 새벽, San Antonio, Texas - Seattle, Washington 로드트립 출발하기에 앞서 내일 Wal-mart 에서 사야 할 것들을 정리하고 있다.

(done) cell
(done) car

- Plugs
1) phone charger for car
2) iPod charger for car

- snacks
: protein bars
: vitamin C gummies
: fruits and peanut butter (or hummus)
: granola and dried fruits (dried bananas)

- fruit knife
- scissors
- plastic utensils
- wet tissue
- anti-bacterial hand gel


(Photo: 지난 7월 초 한국 동-남-서해 road trip 중에서)

'going somewhe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Austin, Texas] Hula Hut  (0) 2011.08.16
[San Antonio, TX] Carino's & Panera Bread  (0) 2011.08.15
[San Antonio, TX] Schlitterbahn (워터파크)  (2) 2011.08.13
[mobile] 공항 라운지에서  (0) 2011.08.09
동경에 4시간째  (0) 2011.08.0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