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로드트립의 막이 내리고 있을 즈음, 이 날 아침에도 얜 특별한 생각 없이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Ta da!!!!!!!!







정말 행복에 겨워 날뛸거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얜 충격 때문인지 영 심기가 불편...







그러다 첫 쇼를 보려 앉았는데 폭발.

모두들 벤치에 앉아 쇼를 보는데 얜 그렇게도 사랑하던 자기 친구야들 보러 무대 위에 올라가려고 난리를 치고 난 얘를 잡아 뒤로 땡기려는데 소리 꽥꽥, 발버둥까지. 

땀 뺐다. 

겨우 겨우 달래 무대에서 4미터 정도 떨어진 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스테이지 메니저 왈, 안전 사고 위험 때문에 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앉을 수 없다고... 그래서 내내 쭈구려 앉아 쇼를 봤던 기억이. 그래도 얘가 무대 위에 올라가지 않은게 얼마나 다행이냐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봤던 기억도. 







이 때 얘한텐 정말 "꿈이냐 생시냐"의 순간이었던 듯. 







쇼 진행 중일 땐 물론이고 모두 끝나고 캐릭터들이 무대를 떠났는데도 얜 오직 무대 위에만 바라 보는 저 모습. 



 




그리고 슬슬 제 정신을 찾기 시작했다. 







숍에 근무하셨던 이 할아버지는 꼭 Sesame Street 쇼 퍼펫티어 언더스터디라도 되는 양 온갖 인형들로 아부부에게 접근하는데 얜 호기심은 있으나 stranger danger 라도 느끼는 듯 거부 반응. 







그래도 무난히 즐겁게 먹고  







구경하고






퍼레이드로 마무리까지. 








정말 예상했던 것보다 묵묵했던 아부부의 반응.  








집에 가서 조용할 때 하루를 회상하며 춤추고 노래하는 스타일. 

로드트립 중 처음으로 숙소를 이동하지 않고 3박 했던 펜실베니아여서 나름 여유로운 마음으로 필라델피아로 향했다. 


Day 4: Philadelphia 관광 (시내 걸어다니고, Please Touch Museum 방문) 


시내에 주차한 후 제일 첫 스톱은 The Franklin Fountain 이라는 아이스크림 집으로 가서 문 열기까지 기다렸다. 





직원 등장하자마자 입장한 후 





오래 기다린 거에 비해 썰렁하게 하나만 시켜 나눠 먹었지만 당시 그 행복감이란... 





다시 시내 쪽으로 걸어가며 벤자민 프랭클린이 한때 살았다는 Franklin Court에도 들르고





자는 애 (휴-) 데리고 





Reading Terminal Market 으로. 





새로운 동네에 들를ㄷ 때마다 사람 구경, 음식 구경하러 실내/실외 farmers market 찾는 걸 즐기는데 여기도 번잡 재미. 







샌드위치 종류를 잘 안 먹는 아부부 때문에 philly cheese steak 는 일찌감치 포기. 하지만 나의 식성을 고려하여 Louisiana southern plate (악어고기 대신 blackened 치킨, 밥, blackbeans, corn bread) 주문했었나보다. 





나가는 길엔 여기서 초코렛 덮인 파인애플 픽업 후 (결국 내가 다 먹었어요, 이힛)





Please Touch Museum 으로: 





지역 아줌마들은 아예 멤버십을 가지고 놀이터 들락날락하듯 다닌다던데





역시 볼 것 탈 것 체험할 것 천지였다. 







빡찬 하루 일정에 만족스러웠던 마무리. 





뒤돌아보면  2살짜리 데리고 가는 로드트립이 그렇게 힘들었었나 생각이 들기까지 하는데, 그 당시엔 이미 떠돌이 생활한지 두 달이었는데다 자동차로 크로스컨츄리까지 한 후에 또 몇주간 집을 구하며 호텔 생활을 할 것 생각하니 로드트립은 무조건 짧은 시간을 강조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한번에 멀리 갈 기회도 없는데 이 기회에 군데군데 여행도 하고 싶었고. 하지만 메인 고속도로에서 너무 벗어나긴 싫었고..  27시간 거리를 5일만에 갔으니 아주 서둘렀던 건 아닌 것 같은데 마음은 왜이리 급했던지. 


Day 2 (376mi): Bristol, TN -> Natural Bridge, VA (Natural Bridge 방문)

      Natural Bridge, VA -> Washington, DC





가장 오래 탔던 고속도로 I-81 에서 많이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리 잡아 들렀던 Virginia 의 Natural Bridge

(한창 계단 오르락 내리락하는데에 빠져 있던 "아부부." (얘가 자기 이름 부를 때 "아부부"라 함.))





우린 기본 티켓을 끊고 Cedar Creek Trail를 따라 1마일여 되는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여기서 결혼식을 올린다고도 한다.) 




오래 전 Monacan 인디언들에 의해 발견됐다는 내추럴 브리지: 





더웠지만 바로 옆에 흐르는 강물 소리와 새 소리가 고속도로만 쭉 달렸던 심신에 평화를 가져오는 것 같았음.





인디언 생활민속관도 있고 더 들어가면 뭐도 있다 했던 것 같은데 우린 딱 1마일 왔다갔다 하는 것으로 대만족





유모차를 태워야 좀이라도 편하게 가고 (자갈밭, 흙밭에서 유모차 끄는 것도 힘들었음) 조금이라도 자기 발로 걷겠다고 발버둥치며 신발 던지고 양말 던지던 아부부는 잠시나마    

자유로움. 





그리곤 돌아오는 길: 





Protest라도 하듯. 멀쩡한 물은 왜 버리는지. 





한국에서 출국시 준비했던 봄 복장 채비에 5월 중순엔 어디에서나 좀 덥게 입은 듯 짜증도 났을 거다 얜. 이땐 기저귀도 차고 있었잖은가. 그래서 이 샘물에 발도 담가 놀기 몇분. 






한두발짝 밖에 더 안 들어갔는데도 발이 물에 잠겼을 때는 혹시라도 미끄러질까봐 얼마나 조마조마하던지.. 내가 어렸을 때 어디서든 자주 미끄러져 바지 많이 적셨던 게 기억이 나서인지도. 



Day 3 (166mi): DC 관광

      Washington, DC -> Langhorne, PA





DC 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숙소에서 출발해 오전 오후 내내 DC관광 하고 오후에 천천히 올라올 계획을 했던 나와는 달리 DC시내에 들어서자마자부터 네비가 먹통이어서 다리 하나를 건넜다 돌아왔다 건넜다를 반복한 K는 스트릿파킹한 차가 불안하다 해 할 수 없이 초스피드로 Lincoln Memorial 과 Washington Monument 만 한바퀴 돌고 나왔던 게 참 아쉬웠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틈만 나면 유모차에서 내리고 싶어하는 아부부와 실랑이하는 데에 지쳐 이만 가자는데 안도감이 들기도 했었나보다. ㅋㅋ





그때만 해도 우리가 결국 DC에서 40분 밖에 안 떨어진 아나폴리스에 자리 잡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었지. 





벚꽃이 다 져 죽은 잎파리들만 풀 한켠에 떠 있는게 아쉬웠는데 





올해 어느 주중에 한번 가보면 되지!! 으크크크크크크! 

날씨가 따뜻해지면 아부부 데리고 다닐만한 박물관도 슬슬 알아보며 DC관광을 제대로 시작할 계획. 





아나폴리스를 지나면서 아나폴리스 몰에 들어가 화장실도 들르고 간단하게 아이스크림도 먹었었는데 이쪽으로 이사를 오고 나서도 한참 후에서야 우리 동네 몰이 그 몰이었음을 깨달았다. 





이 Bay Bridge 는 요즘에도 몇주에 한번씩은 꼭 지나주고. 






먼 길 다니며 이런 모습이 좀씩이라도 있었던 것에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태어나고 몇달은 카시트든 캐리어든 다 싫다 몇시간도 울더니 운전할 때라도 그걸 꾹 참고 계속 달린 보람이 있긴 있나보다. 이사 전후 몇주에 한번 왔다갔다 하는 뉴욕-메릴랜드 5시간 거리도 그리 힘들지 않게 다니는 편이다. And I truly appreciate that.  


아부부 요즘도 잘 크고 있다. "아와뷰" (I love you) 베베. 

이때까지 작년 봄 로드트립 사진 정리를 잊고 있었음을 지난 주에 기억하고 부랴부랴 사진 수집을 시작했다. 간단하게라도 여기 올려놔야 가끔씩 여행 앨범을 뒤적거릴 때 이런 추억을 즐길 수 있을테니 말이다. 


작년 4월 초 한국을 떠나 5월 말 뉴욕에 도착하기까지 5주간의 시댁 방문과 닷새의 로드트립이 있었다. 

일정은: 


Night 1 (736mi): San Antonio, TX -> Memphis, TN 

Day 1 (488mi): Memphis, TN -> Nashville, TN (Nashville Zoo 방문)

       Nashville, TN -> Bristol, TN 

Day 2 (376mi): Bristol, TN -> Natural Bridge, VA (Natural Bridge 방문)

      Natural Bridge, VA -> Washington, DC

Day 3 (166mi): DC 관광

      Washington, DC -> Langhorne, PA

Day 4: Philadelphia 관광 (시내 걸어다니고, Please Touch Museum 방문) 

Day 5: Sesame Place 관광

Day 6 (128mi): PA -> NY 언니네.


출발지와 목적지가 정해지면 가능하면 짧은 시간 내에, 하지만 최대한으로 운전 중 쉬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도록 계획을 짜는데 초점을 둔다. 미국내 이사 몇번 해 보니 몇 시간/마일 만에 어디서쯤 쉬어줘야 하는지 계획 짜는데 이미 경력자 다 된 느낌. 게다가 이번엔 미국내 로드트립 중 처음으로 운전하는 데에도 가담을 해 큰 공헌한 것 같은 느낌이었지. (누가 공헌상 안 주나. 정말 작년 흰머리 확확 생겼다.)







며칠간의 여행이다 보니 운전은 둘째치고 애 컨디션 및 엔터테인먼트가 제 1 운선순위. 첫날 밤 별 볼 거리 없는 구간을 밤에 논스톱으로 10시간 달렸다. 다행히도 얜 아빠가 화장실 들러야 할 때 한 번 깨고 쭈욱 자 줬음. 베리 굳 스타트.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이어지는 드라이브 중엔 비행기에서 별 빛을 못 봤던 장난감들을 대령하였고, 얜 심각하게 그림 그리다 말고 궁뎅이 밑에서 뭔가를 줍더니 







입에 넣고선 흐뭇. 

(다 다 괜찮아) 






이번 여행의 첫 스톱은 Nashville, Tennessee 의 Nashville Zoo







시댁에 있는 동안 샌안토니오 동물원도 들렀지만 기후 차 때문인지 역시 훨씬 푸르른 네쉬빌 동물원이었다. 







(챙피한 말이지만 얜 이때까지만 해도 코끼리, 새, 기린 등 아무 것도 몰랐을 것...) 








그리고 이 때 버블도 처음 봤을 거다, 아마. ^^;




무척 무책임한 엄마. 





그리고 정작 얜 무서워하는 회전목마 타고서 혼자 신나하는 






이기적인 엄마. 





하지만 땀 찐득찐득하게 흘려 힘들어 하며 이만 가자는 아빠를 진정시키고 얘를 위해 대형 놀이터도 함께 오르락내리락 하고  





간식이었는지 저녁이었는지 기억 안 나는 맥너겟도 차 안에서 먹이며 여행기간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노력했었다. 






이때만 해도 차 안에선 아무 것도 안 먹이고 여행기간동안에만 예외다 했었는데, 요즘 내 차는 쿠키, 크래커, 씨리얼 부스러기 투성이다. 

내일부터 다시 no food in the car 을 외치기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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