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셋째날 일정: 


-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좀 북서쪽인 재송동, 양산왕돼지국밥집에서 아침: 임무 완수 

- 남포동/국제시장/부평깡통시장에서 점심: 강한 바람속에서 오래 걸어다니기 힘들 것 같아 포기하고 대신 태종대와 롯데백화점 광복점을 방문. 

- 부산삼락공원 구경: 아무 생각 없이 구경하러 갔더니 그 날이 정월보름이었던 것. 달집놀이 행사 때문에 대로 입구에서부터 차가 막혀 있고 주차장을 몇번 맴돌다 그냥 나오는 걸로 구경 끝. 장이 선 텐트 주변에 양떼도 보이고 빈대떡 집들도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애가 뒤에서 잠이 들어 감히 애를 깨우고 인파 속을 헤맬 자신이 없었어요.. 

- 다대동 현대아파트 (십여년 전에 살았었던 곳 지나가보기): 당시 새 아파트였는데 세월에 페인트도 다 떨어지고 아주 옛날 아파트로 변한 모습에 내 나이를 다시 실감. -_-;

- 다대포 해수욕장 산책

- 부산숯불장어꼼장어 집에서 장어구이


양산왕돼지국밥은 부산에 사는 초딩 친구 추천으로 무조건 가봐야지 마음 먹었던 곳. 부산에서 유명하다는 돼지국밥을 여기에서 처음으로 먹어보기로. 

(그냥 순대는 엄청 좋아하는데 순대국은 잘 안 먹는 편이어서...) 






당연 돼지국밥을 시켜야지 하고 들어섰다가 수육백반 메뉴를 보고는 수육백반 주문, 돼지국밥 국물은 백반메뉴에 곁들어 나오는 작은 그릇으로 맛보기. 다른 블로그에서 하는 것처럼 부추를 국물에 다 말아 먹고 수육은 쌈싸먹고. 반찬으로 나오는 가자미식혜 맛이 일품이었다. 





애는 식탁에 자리 잡자마자 자켓도 벗기 전에 "안 머" (안먹어) 해서 살짝 긴장이 되었지만 2분 정도 있다 (정말 빠른 서비스!) 놓인 수육접시를 보고는 다행히도 바로 턱받이를 집어들었고, 순한 맛의 돼지국밥 국물에 순조롭게 밥 말아 먹는 동안 난 쌈 싸먹는데 정신이 팔림. 

상상도 못했던 문제는 다 먹고 계산서 집어 들고 보니 지갑으로 사용하는 핸드백을 안 메고 온 것. 정신없이 기저귀가방만 챙겨오면 뭐해, 아무리 생각해도 그 가방 안엔 신용카드 하나도 안 들어 있는데. 헉 헉 헉 헉. 






근데 더 황당했던 건 주인청년의 반응. 나의 조심스러운 "저기요... 제가요... 지갑을 안 들고 왔는데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네-

그래서 내가 "해운대에 숙박 중인데요 얼른 다녀 올께요..." 하면 "네-

"전화번호라도 남길까요?" "네-"

"이름도 남길께요." "네-"

"고맙습니다!!" "네-

겨우 8천원 밥값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눈치였다. 어쨌든 너무 감사한 마음에 난 8천원과 함께 프라푸치노 하나 곁들여 보답.







그리곤 훌훌 태종대로. 

넓게 트인 바다의 모습은 봐도 봐도 지겹지 않을 거 같다. 






20분마다 출발하는 태종대 순환 버스는 강추. 운동하러 나온 게 아니라면 걸어 올라가기엔 꽤 높고 먼 거리여서 어른들끼리는 가능할 것 같지만 애들 데리고 다니기에는 무리다. 





하지만 자연풍경은 퍼펙트. 





이 근처 살았으면 여기로 매일 운동하러 올텐데 싶었어요. 

그리고는 남항대교 넘어 바로 롯데백화점 광복점에서 한숨 쉬고 다대포 가기로. 






롯데백화점 꼭대기 스카이파크에선 사방으로 탁트인 전망을 볼 수 있는데





얜 이 곰돌이를 발견하고 





손 마주잡고 짝짜꿍까지...

(손 씻어...) 






그리고 생애 첫 시운전도...

(10분에 3000원, 20분에 5000원.)







그리고 다대포 해수욕장 도착. 주차장 사이를 지나가는 해녀 할머니 모습에 뿅 가고 


 




그리고 해운대/광안리와는 사뭇 다른 바다 모습에 반했어요. 






마침 달집놀이 리허설 불꽃놀이 구경도 하고 






연거푸 자빠지는 애 다시 세우고 무조건 손에서 빠져나가려는 애 잡아 끄느라 정신 없었던 산책. 





하지만 바닷가 자체가 좋아서 이번 부산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의 하이라이트: 





장어구이!!! (이 위에 있는 묵은 장어껍질로 만든 거라 쫄깃쫄깃 느끼느끼.) 






K에게 굽는 것의 모든 것을 부탁하고 난 먹이고 먹는 거에 집중. 

(많이 안 먹겠다는 K의 얘기에 겉으론 걱정/서운한 표현을 했지만 속으로는 기뻤어요.) 





아주 말끔하게 먹어 치우는 거 옛날부터 내 특긴데 몇년 동안 빛을 못 발했던 것. 





그리고 해운대로 돌아올 땐 새로운 길을 탐색한답시고 영도를 통과해서 갔는데 수시로 빛깔이 변하는 부산항대교가 멋졌다. 





부산 여행의 마지막 날, 여행의 마무리었던 것도 아쉬웠지만 곧 한국을 뜬다는 걸 더욱 실감할 수 있어서 아쉬웠던 시간. 으으으으으으으. 

한국에 있는 시간이 너무너무너무 짧았다. 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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