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CSA 에서 이주에 한번씩 픽업해 오는 재료를 위주로 밥상 차리기에 바쁘다. 


아침상: 


며칠 계란 활용하기를 잊으면 다음 픽업 날은 무려 50개에 가까운 계란을 고이 쑤셔 넣는다고 애쓴다. 

그리고 상추를 제외한 녹색채소는 주로 녹즙 스무디에 투입해서 별도로 스무디용 채소를 사지 않기로. (이러니 장보는 횟수가 현저하게 줄어 비용 절감!) 






요즘 주로 참고하는 요리책은 "한복선의 엄마의 밥상"과 "8282 아침상." 아마도 "8282 아침상"을 보고 냉장고 안에서 일주일을 넘기고 있던 식빵을 마무리했나보다. 다진마늘과 버터만 있으면 이렇게 바삭바삭한 마늘빵이 가능한데 왜 이걸 미리 생각하지 못했는지. 다음에 식빵을 또 사게 되면 그 마무리도 마늘빵으로 해야지. 





우리 집에서 가장 typical 한 아침상이 빵, 치즈, 계란. (6월부턴 CSA에서 치즈까지 받아 올 예정! 아으 기대 만빵.) 

아보카도와 계란 노른자, 사과를 제외한 과일은 모두 내 차지. 





그리고 어쩌다 후딱 멸치국물에 순두부를 타 한식을 만들면 아부부가 얼마나 잘 먹는지 모른다. 요즘 아스파라거스를 두 단씩, 빨간 양파도 곧잘 받아온다. 그리고 파까지. 





점심상: 


새우, 계란, 아보카도, 맛살, 날치알, 김을 초밥 위에 얹어 집밥식 지라시: 그럼 이거도 새우, 계란만 제외하면 모-두 내 차지. 






특별히 준비 안 한 날은 파스타: 한동안 마른 파슬리만 사용하다 이번에 받아 온 생파슬리를 사용하니 정말 오랜만에 나는 그 익숙한 향. 아부부 갓난아기였을 때가 생각이 났다. 





언니 집에서 먹어 보고 시도한 오꼬노미야끼: 이건 모든 재료를 별도로 사야 했지만 너무 맛있어서 꼭 해 먹어 보고 싶었던 메뉴. 점심엔 소자를 만들어 놓고 가쯔오부시와 쏘스는 대자에 맞는 양을 얹음. 





저녁상: 


아부부는 아스파라거스와 두부를 잘 먹고, K는 순두부 킬러. 연어머리는 내 차지.






치킨타코: 이 역시 언니 집에서 먹어 본 망고살사가 맛이 있어 집에 있던 재료 활용. 하지만 flat bread를 사 본 건 실수. 따뜻할 수록 바삭 부드러운 맛의 토티야에 비해 이건 너무 오래 따뜻하면 전자렌지에 데운 것처럼 빨리 식으면서 딱딱해지더라. 





그리고 앞으로 항상 준비해 둘 우동사리. 국물우동도 잘 먹고 볶음우동도 정말 잘 먹는다. 





스무디에 안 들어가는 녹색채소는 주로 한식으로 활용하는 편이다. 무침이나 쌈으로. 





이렇게 양식으로 차리면 결국 내 차지인데 나도 맛이 없음. -_-;





그리고 이번 신메뉴의 챔피언: 골뱅이무침. 받아 온 어린채소와 양배추를 섞어 "엄마의 밥상" 레시피를 사용해 만들어 봤더니 왜 이제서야 골뱅이를 처음 사 봤는지 후회했을 정도. 화다닥 매워도 맛있었음. 





그리고 아빠와 딸이 둘다 좋아하는 육개장. 남은 야채와 무 처치하는데 왔다다. 그리고 소목뼈를 사용하니 국물맛도 깊이가 있는 느낌. 요즘 모든 한식을 내 노하우 갖다 버리고 "엄마의 밥상"을 활용하니 훨씬 덜 실망스러운 밥상이 차려진다. (나물 불리고 삶는게 항상 귀찮았었는데 몇 년 전 구입했던 lekue 찜통이 이제서야 빛을 보는 느낌. 몇시간 이 찜통에서 불리고 렌지에서 10분 돌리면 육개장에 넣을 준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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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출국 이후 특별한 이유 없이 주중엔 K와 저녁도 같이 먹지 않아 하루 세끼를 모두 애랑 나랑 둘이서만 해결하면 되는 2인상이었다. 물론 이인"상"이라고 하기엔 터무니없이 조촐하여 민망하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의 고민과 계획을 따른 식단이었으니. 


이 상은 계획 없이 훈제연어 사 뒀던 귀한 시기에 럭셔리어스 하게 치즈 왕창이랑 싱거운 라즈베리랑 함께 폼만 냈던 아침 식사. 

(애는 이 날 연어도 라즈베리도 안 먹고 염소치즈로 배 채웠을 거다.) 







그리고 좀 더 한식 식성인 애를 위해 김치전, 





김치감자전 (yummy), 






나의 다이어트 목표를 위해 샐러드를 차려 놓고 너무하게 짠 미국 소세지 투입, 

(애는 퀴노아만 빼곤 다 먹음) 






그리고 작년까지만 해도 카레를 안 먹어서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식단일 줄 알았던 카레, 올해부터는 애도 거뜬히 밥한공기 해치웠던 메뉴. 





그리고는 여름이 지나 한국에서 언니가 가지고온 한국 미역과 마른 나물 상들...






한동안 한식 반찬에 빠져 올해 처음으로 고추조림, 북어조림, 고사리, 취나물 부지런히 해 먹었다. 






그러다 비빔밥으로, 






김밥으로, 






그리고 전까지. ㅋㅋㅋㅋ

(의식적으로 장보는 비용 아끼려 웬만하게 냉장고가 비지 않으면 장도 보러 나가질 않았더니 정말 못 먹고 버리는 음식이 거의 제로였던 것 같다.) 






그러다 메릴랜드로 이사와서 이년 전 조지아에서부터 알던 언니네 놀러갈 때마다 정말 맛있는 한식 얻어 먹고, 양념돼지고기도 몇팩씩 싸오고 (이날 거의 몇개월만에 먹는 고기구이 맛이 지금도 생생. 그러고보면 나도 고기 좀 사 먹어야 하는데...)






아침식사는 여전히 되는대로다. 







가끔 이렇게 칩도! 

물론 몸에 좋은 토마토와 실란트로와 아보카도로 정당화하며 차린 상인데, 애는 칩 밖에 안 먹으니, 후.  






코스코에서 아보카도 한 봉 샀으니 물러 못 먹기 전에 부지런히 먹어야지: 베이글 위에 아보카도 스프레드 (라 해 봤자, 소금, 실란트로, 아보카도, 라임즙)





펌퍼니클 빵 사이에 샌드위치, 






그리고 가정식 지라시.  






어느날 주말엔 큰맘 먹고 아침부터 고구마채까지 구웠는데 이날 얜 아빠랑 방에서 티비 보고 난 혼자 먹었었지... (그나저나 계란찜 실력이 늘 생각은 않고 점점 준다. 친정엄마가 눌어붙지 않아 계란찜하기에 최고라 했던 냄비에도 눌어 붙어 설거지 하기 참 귀찮은 냄비가 되었으니.) 






2주마다 식성이 변하는 것 같은 이 아이는 희한하게 토마토 스프를 이리도 좋아하길래 

(사실은 슬로우쿠커에서 끓인 토마토 소스를 좀 덜어 준 것)






할로윈 날 따 온 늙은호박으로 호박죽도 생전처음으로 만들어 보고 






고구마 외에 뭐가 들어갔는지 기억 안 나는 이 스프도 만들어 봤으나 둘다 모두 내 차지였음. 






그나마 상시 백업이라 생각했던 토마토소스 (슬로우쿠커에 간터키, 당근, 양파, 마늘, 캔 토마토, 파슬리, 오레가노, 타임, 후추, 소금 약간, 피시소스 약간), 치즈만 든 케사디아도 이젠 안 먹을 때가 더 많으니 요리 실력을 하루빨리 향상시켜야겠다. 







식탁에 앉을 때마다 서로 스트레스 받고 난 매일 늙는 것 같다. 얜 잘 먹는 편인데도. 

한편으로는 다른 어른 식성 생각할 필요 없이 애만 먹이면 되는 식이라 스트레스 덜 받을 수도 있는데, 왜 굳이 애도 잘 안 먹을 걸 이것저것 차려가면서 억지로 먹이려 하는지 내 자신을 가끔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리고 애가 안 먹으면 다시 싸서 냉장고에 넣거나 버리거냐 해야지, 왜 내가 꾸역꾸역 먹고는 살 쪘다 우울해지는 건지. 그럴 필요 없는데. 알면서도 주체할 수가 없다. 식탁 위의 고민, 하루빨리 끝나고 얘랑 나랑 동일한 식성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바다. (점심이나 저녁으로 수시로 회쌈 먹을 수 있는 그 날.. 아니면 길가 까페에서 간단한 샌드위치라도. 언제쯤이면 이 고민을 좀 덜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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