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순 학교 수료식 이후부터 한국행 비행기 전까지의 일주일은 아부부 동네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나랑 둘이서 한국에 있는 동안 가끔 생각날 수도 있는 집 동네를 둘러 보며 한가로운 여름 방학의 첫 몇일을 보냈다.





아나폴리스에서 처음 타 보는 인당 16불짜리 크루즈. 이미 다운타운도 한바퀴 돌고 아이스크림도 하나 나눠 먹고 차로 돌아가던 중 마침 바로 떠나는 크루즈가 있어 심심풀이로 올라탄 City Dock에서 출발하는 45분 코스의 크루즈. 배 위에서의 시원한 바람을 기대하였지만 너무 느릿느릿 움직여 오히려 덥고 답답했던 크루즈였...





지만 아부부와는 처음 경험하는 뱃여행이었기에 즐거웠다.





그리곤 어느 날 밤 장염 증상이 (분수토, 식욕저하) 있어 다음 날 물놀이 약속을 취소하고 둘이서 볼티모어로 향했다.

(장염 걸린 채 장시간 비행기를 타야 하나 기겁 했지만 다행히도 하루 저녁 이후 컨디션 회복. 휴.)





이때까지 매번 주차했던 Inner Harbor 대신 이너하버가 시원하게 보이는 Federal Hill 근처에 주차해





언덕 위 놀이터에서 한참 놀고 내려와선 차 한찬 들고 집으로.





아부부는 아빠와 2개월간 헤어질 건 걱정도 안 되는지 며칠내내 "할머니 집 가자, 할머니 집 가자"를 외쳤고 반면 K는 우리 출발 3일 전부터 눈가엔 항상 눈물이 고여 있는 듯 했다. ㅋㅋㅋㅋㅋ 나 역시 정말정말 들떴지만 집에선 표현도 못하고, 그저 전기밥통 사용법 (버튼 하나), 로봇 청소기 사용법 (버튼 하나), 식기세척기 사용법 (버튼 하나), 화분 물주기 등의 인수인계에 충실.





조용한 우리 집도 바이바이.





짐 모두 싸들고 누욕 언니 집으로.





그리곤 몇시간 후 JFK 공항으로.





아부부는 더이상 유모차를 탈 나이가 아니다 하는 K를 무시하고 공항에서만이라도 써도 좋으니 가져간다 우기길 얼마나 잘했는지. Security Check 줄 설 때도, 게이트까지 이동할 때도, 게이트 앞에서 보딩 시간까지 기다릴 때도 얼마나 편했는지 모른다.





2년 전쯤 미국으로 올 때와는 달리 말도 잘 하고 잘 알아듣고 혼자 놀기도 잘하는 아부부여서 특별한 걱정 없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거금 90불을 들여 산 Fly Tot 덕에 잠투정도 덜했던 편. 좀 더 검색을 했더라면 30불 정도의 값으로 똑같은 기능의 상품을 찾을 수 있었을텐데 급한 마음에 어찌 이것만 보였는지..

어쨌든 창가 자리에서 허리라도 펴고 (대각선으로 누우면 내 다리 위에 아부부 다리 올리고 다리도 펴고 잘 수 있었던 편) 6-7시간을 내리 잤음.





그래도 남은 7-8시간은 무척 길게 느껴졌다. 무겁게 챙겼던 장난감들은 들여다보지도 않고 뽀로로, 디즈니 영화들도 무섭다 하며 안 보니 원. 그래도 비행기를 타야만 한국에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볼 수 있다 설득함으로써 버티고 버티고 버팀.





그리고 그 인내의 시간은 헛되지 않았다.





뭐 먹고 싶냐 물으면 항상 "밥, 김치, 국물"을 외쳤던 아부부의 첫 한국 밥상은 양지설렁탕에서 설렁탕. 나는 내장탕.

서울에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아 둘 다 입을 다물지 못했던 첫 날.

벌써부터 두달도 짧게 느껴지고 같은 음식점을 두번 찾는 것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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