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린이 주일이어서 말씀 중 아이들이 독립적인 인격체임을, 그에 맞는 대우/훈계를 해야 한다는 부분이 있었다.
뜨끔.
진정으로 아부부가 자유로운 영혼으로 자랐으면 좋겠다고, 요즘 특히 보수적인 관념들이 판을 치고 있는 세상 속에서 어떤 틀을 부순다 하더라도 난 항상 아부부 편일 거라고 오래 전부터 다짐해 왔는데 밥 먹다 장난 쳐서 뭘 쏟기라도 하면 버럭 소리 지르는 괴물이 되는 게 일상.
학교 생활 첫 1년의 마지막에 들어섰는데도 아직 교실에서나 선생님께 한마디 하지 않는 이 아이. 내가 동반한 야외활동에서나 본 모습을 드러낸다.
어떻게 하면 남의 시선을 덜 의식하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봄이 일찍 찾아와 4월 초부터 반팔도 입었었다. 날씨가 화창하면 나도 괜히 더 적극적이 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다른 데도 둘러 둘러 오게 되는데 얘도 해가 나는 날엔 좀 더 자유로워 보인다.
아니면 그냥 점점 크는 것일 수도. 예전엔 놀이터에 가면 혼자서도 1시간 거뜬히 놀던 애가 요즘은 누구든지 함께 붙어 보려고 애 쓰고
이젠 아예 나한테 데리고 "this is my mom" 하며 소개까지... (아래 친구는 학교 친구.)
집에선 화장실도 거의 혼자 들락날락하고
양말, 바지, 자켓도 혼자 입고 벗고 (드디어!)
다양한 집안 심부름도 (주로 "__ 제자리에 갖다놔줘," "__ 다 먹고 갖다줘" 등의 지시) 잘 따라주는 맏딸. 외딸.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엔 생각날 때 알파벳 쓰는 연습, 10 이상의 숫자 읽고 쓰는 연습만 시키는 널럴한 교육 환경 속에서 자라고 있다.
두달 전부터 꽂힌 그림은 저 영혼 없는 얼굴들..
하지만 정도 많고, (가족에겐) 애정 표현도 generous 하고,
집에 있는 날도 웬만해선 지루하다 나가자 외치지 않고 뭐든 찾아 한참 잘 놀면서 시키면 정리도 잘 해 놓는 아이.
이젠 자기를 "아부부"라 부르지 않고 "아디부부"라고 좀 더 분명하게 발음,
사실 아닌 거짓 증거로 엄마 아빠 사이를 이간질할 능력도 생겼고,
집에서는 목소리가 너무 커서 옆집 노부부에게 방해가 될까 걱정이 될 때도 있다.
요즘 좋아하는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요즘 자주 부르는 노래: 예수님의 사랑 신비하고 놀라워 (율동이 완전 코미디)
요즘 좋아하는 음식: 떡국, 떡볶이
요즘 좋아하는 책: The Snowy Day, Goggles, Beauty and the Beast, Tangled
요즘 제일 좋아하는 영화: Moana, (영원히) Frozen
요즘 무서워하는 영화: Kubo, Friday, Captain America: Civil War
요즘 자주 하는 말들: "Super scary!" "Scary monster witch!" "알았어," "잘했다 잘했어 멋지다!" "Grocery shopping 가자," "혜원이모집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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