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금년 D.C.의 벚꽃을 못 보면 내년에 봐야지, 어차피 여기 몇 년 살텐데.. 하고 여유롭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K가 여전히, 열심히, 더 나은 일자리를 구하며 또 non-메릴랜드 지역들이 자주 언급되고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금년에 꼭 봐야겠다 마음을 먹었다. 

지지난 주에 아부부와 둘이만 다녀 온 날 봄에 D.C. 도심을 걷는 느낌이 정말정말 좋았다고 끝없이 닦달했더니 K도 휴가 내고 같이 또 가 보자고.. 







그래서 나도 드디어 사진 좀 찍히고..! 






봄방학이 끝나서인지, 꽃들이 살짝 지기 시작해서인지 지지난주에 비해 사람은 1/3 정도 밖에 없었고, 



 






그래서인지 같은 코스를 걷는 시간도 반 이상 단축되었던 것 같다. 






(아부부 대학 보내 놓고 배낭여행을 떠날 수 있으면 아래 아저씨처럼 여유를 부리고 싶다) 








그러려먼 아무쪼록 건강 지켜야 하고 이미 삐걱삐걱 소리가 나는 무릎 관리부터 신경 써야 하겠다. 








나랑 둘이서만 다닐 때엔 꼼짝없이 유모차 신세라는 걸 알아서인지 내내 과자 먹고 주스 마시고 꿈쩍도 않던 아부부, 







아빠와 함께 있을 땐 안겼다가 (반마일 정도) 걸었다가 (1마일 정도)







National World War II Memorial (제2차세계대전국립기념물) 에 도착해선 

(벚꽃축제의 핵심지인 tidal basin 호수가도 예쁘지만 난 개인적으로 세계2차대전기념물과 저 뒤 Lincoln Memorial (링컨기념관) 사이의 reflecting pool 이 더 보기 좋다) 






신발 벗으려는 걸 막으니 







신발째 들어가려다... 그것도 막으니 멀쩡한 아빠 신발끈만 자꾸 풀며 휴식. 







난 좀이라도 더 보고 가려고 주차장까지 가는 길에 있을만한 디저트 집을 찾았으나 특별한 데가 없고







2마일 더 애를 안고 다닌 K가 안쓰러워 곧장 집으로 옴. 


그래도 오랜만의 비즈니스 (=이사=로드트립) 가 아닌 pleasure 를 위한 나들이어서 two thumbs up.

봄이나 여름 사이 진정한 바캉스 로드트립을 떠나고 싶다. (수영복 속에 입고 운전하다 바다 보이면 차 세우고 훌훌 벗고 뛰어 드는 스타일의 로드 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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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공원 동물들도 야외생활,





우리도 야외 활동을 늘였다. 





봄이 오니 대학 교환학기 시절 캠퍼스에서 꽃 잡고 사진 찍던 기억도 나고 

K와 첫 데이트하기 시작했을 때 삼청동을 거닐던 기억도 나고

순 한국 기억 뿐이다. 





아부부는 동네 꽃 구경도 시큰둥, 

간단히 점심으로 때우자 했던 크레페도 시큰둥, 





의도찮게 나 혼자 뜨끈뜨끈한 크레페를 쓱싹 해치우고 





바다 햇살과 바람을 만끽했다. 


 



이 오리는 유난히 우리 주변에서 끊임없이 잠수하는데 뒷모습에 통닭 생각이 나...





다음 날은 바로 D.C.로 출발. 

보통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이어진다는 벚꽃 축제인데 올해는 일찍 만개했다 해서 주중에 아부부만 데리고 부랴부랴 길을 나섰다. 





내셔널몰 (National Mall) 의 북동쪽에 주차를 하고 워싱턴 기념탑 (Washington Monument) 을 지나 벚꽃 축제의 중심지인 Tidal Basin (타이들 베이신?) 호수 한바퀴 돌고 오는데 총 거리는 3-4마일 (4.8-6.4키로미터) 정도 밖에 안 되지만 봄 방학을 맞이한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과 해외 관광객들 사이에서 유모차를 끌고 가려니 한 10마일은 걸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모두들 같은 길을 따라 가다 사진 찍으려 서면 서로 기다리다 지나가다를 반복. 우리 앞에서 걷던 할아버지는 나와 아부부를 함께 찍어 주겠다 하셔서 "땡큐 땡큐" 





(했지만 아쉽게도 카메라 각도가 모뉴먼트도 안 들어가고 호수도 아주 조금, 꽃도 아주 조금... 이었지만) 

내가 찍은 셀카보단 백배 나았음: 





11시에 D.C.에 도착해 밥도 굷고 국립미술관엘 (National Gallery of Art) 먼저 들른 후 바로 걷기 시작해 점심도 크래커로 때우면서 아주 만족스러워 한 아부부: 







유모차 위에서만 연속 4시간을 다녔어도 매우 즐겁게 다닐 수 있어 감사했다. 





게다가 미술관까지 다닐 여유라니. 





고흐와 드가까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국립자연사박물관 (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 엘 들러 까페에서 비싼 닭다리 뜯고 





코끼리 앞이라고 코도 후비고. 

오후 4시 반 다 돼 D.C.를 빠져 나오기 시작했다. 


알찼던 하루. 

정말 오랜만엔 스트레스 없이 미술관 둘러보고 박물관도 (잠시) 둘러보며 도시생활을 즐길 수 있었던 감동의 하루였다. 

이제 봄이 왔으니 이 동네 주변을 부지런히 탐험해 봐야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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