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텐, 유제품, soy, 계란 없는 이 식단을 시작한지 몇 개월이 지나도 학교에서의 점심은 급식 메뉴 그대로 먹어서인지, 아니면 그냥 이 식단의 효과가 없어서인지 오른 팔 접히는 부분, 왼쪽 손목, 그리고 목, 이 세 군데는 항상 가렵고 빨갛고 심해졌다 좀 나아졌다를 반복하며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자연요법은 해 봤으니 다시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완치가 될런지 다시 바르기 시작. 발라도 불안, 안 발라도 불안하다.  





그래도 펜케잌은 예전의 밀펜케잌보다 요즘의 오트가루나 메밀가루 펜케잌을 더 잘 먹는 편이어서 다행이고 





떡볶이떡이나 떡국떡은 항상 사랑해 왔었기에 백업 아침식사는 떡구이. (떡국은 백업 저녁.)





그리고 두달전의 무서운 아토피 발병으로 인해 한가지 감사할 것이 있다면 이젠 거의 모든 과일을 즐기며 먹는다는 것. 





원래는 다른 먹고 싶은 것 전에 ("과일 다 먹고 쌀국수/밥 먹어") 먹이면 온갖 인상을 쓰며 겨우 먹거나 씹지도 않고 삼키거나였는데





이젠 (모든 과일을 싫어해도 꾸준히 꾸준히 챙겨주었더니) 예전엔 입도 안 대던 아보카도, 고구마, 망고, 메론, 파인애플, 파파야, 참외, 귤 등의 거의 모든 과일을 맛있다 하며 먹음. 

(딸기는 맛없다 하며 안 먹어도 나도 전적으로 동의... 이번 여름 한국 딸기 먹어볼 수 있으려나.)


그리고 메이플시럽 넣었던 달짝한 오트밀보다도 오히려 소금 간만 한 오트밀*을 좋아하기도. 

(*오트밀도 글루텐프리라고 표시된 오트밀이 진정한 글루텐프리라고 한다. 사실 난 아부부가 아직도 글루텐에 반응하는지 확실하지도 않지만 아토피엔 안 좋다 하니까 꾸준히 줄이는 편.) 






예전엔 김밥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4월 학교 친구들과 동물원을 다녀온 이후 아부부도 잘 먹고 웬만해선 밥 해 달라 하지 않는 K도 김밥은 꽤 자주 요구를 하여





이젠 거의 일주일에 한번 꼴로 김밥을 싸게 되었다. 김밥 속은 그때 그때 뭐든 있는 재료로.





- 아보카도, 멸치볶음

- 오이, 스팸, 단무지

- 김치, 아보카도, 단무지, 멸치볶음

- 김치, 오이, 단무지, 코스코 통닭구이

- 김치, 오이, 스팸, 아보카도





(김밥 싸는 건 좋은데 한가지 흠이 있다면 배려한답시고 사 준 선물이 김밥싸개. 이걸로 김밥 싸는 동영상은 보는 것만으로도 어깨가 몽치는 것 같았는데, 김밥 쌀 때마다 이거 사용할 거냐고 묻는다는 것... 연애시절 아이패드, 신혼시절 맥북 사 주던 사람 돌리도.) 





아부부랑은 장 보러 갔다가 간단한 점심을 먹을 때도 데까마끼면 얘나 나나 :))





언니가 강추하여 산 oxo spiralizer 손목에 힘 좀 들어가는 것 빼곤 나도 강추. 아직 애호박이랑 고구마 밖에 돌려보지 못했는데 애호박은 정말 파스타 대신 먹어도 손색이 없고





열무김치비빔국수에 소면 대신으로도 정말 괜찮았다. 





Trader Joe's 에서의 브라운 라이스 또띠아는 재료가 가장 간단해서 마음은 편하지만 역시 밀가루 또띠아에 비해 너무 바삭하거나 질기고





트레이더조의 글루텐 프리 (냉동) 피자 도우는 내가 만들어 본 여러 종류의 글루텐프리 도우보다 훨씬 나음. 





생선을 제외한 육류를 많이 줄였기에 가끔 닭다리라도 준비하면 너무나도 적극적으로 먹는 모습이 안쓰러울 때가 많다.   





오징어 낙지류의 해산물은 어떻게 조리하든 잘 먹는 편.





타코나잇은 망고살사, 토마토살사, 블랙빈딥, 과카몰리 (과카몰리만 즉석에서 준비, 나머지는 냉장고에 며칠은 넣어두고 먹을 수 있어 간식거리로도 좋음) 준비하면 다른 야채를 많이 준비하지 않아도 퐁성하게 먹는다.





그리고 블랙빈으로 만든 브라우니,





밀가루는 조금 들어갔지만 유제품은 안 들어간 fudge cake.





정말 맛 없어 버려야만 했던 타히니 쿠키.






밀가루, 쏘이, 유제품, 계란 빼고 나면 먹을 게 별로 안 남을 거 같아도 찾고 보면 여전히 다양히 먹을 방법이 있는 편. 

그래도 하루빨리 완치되어 예전의 걱정 없이 무엇이든 먹어도 되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그럼 가장 먹고 싶은 건 쌈에 막장, 된장국/찌개, 순두부국/찌개, 삶은 계란, 계란 후라이, 토스트와 버터, 과일과 치즈 같이 등.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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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전신에 퍼진 아토피 사건 이후 벌벌 떨어서 밀가루, 유제품, 설탕, 계란, soy 콩 (두부, 두유 등) 은 전부 뺐었다가

하나씩 다시 먹여 봤던 것이 간장, 계란, 밀가루.





오히려 밀가루에 반응하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간장/고추장에 큰 반응, 계란엔 살짝 반응하는 낌새가 있어 지난 2개월은 내내 gluten-free, dairy-free, soy-free, egg-free 식단을 준비했다. (밀가루와 유제품은 원래 몸에 별로 좋지 않다 하니 앞으로 내내 절제할 계획.)





무얼 먹고 살아야 하나, 앞이 깜깜하더니만 별별 알레르기의 나라 미국에서 살다 보니 각각의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대체품이 잘 나와 있어 조금 수월했고, 생과일은 잘 안 먹어도 야채는 잘 먹는 아부부 덕에 많이 수월했다.





아침엔 식빵 대신 브라운라이스로 만든 또띠야,

잼/버터/크림치즈 대신 타히니 (=참깨버터/소스) 와 꿀,

씨리얼 대신 오트밀, 코코넛, 해바라기씨를 토스트한 그라놀라, 

요거트는 코코넛 요거트로 대체했다.





이제 보니 너무 매일 먹었나 싶었던 아이스크림 대신 시도했던 것들은:

아보카도+바나나 (다신 시도 안함)





망고+바나나 (굳)





딸기+바나나+생강+chia seeds+코코넛우유 (요즘 항상 만들어 두는 것)





단팥죽을 난생처음 만들어 보고 (팥+꿀)





뿌듯한 마음으로 홈메이드 비비빅을 만들어 줬더니 스트로베리 아이스크림 달랜다.





여태 글루텐프리 트렌드에 대해 너무 요란스럽다 하며 코웃음을 쳤었던 나인데 글루텐프리 케잌믹스로 아부부 생일케잌까지 만들 줄이야.





우리 집에서 아부부와 나는 항상 같은 걸 먹기에... 난 입가심을 양념 하나도 안 걷어낸 총각김치로 얼큰하게.





예전처럼 요거트나 우유, 과자, 빵으로 간식 준비를 못 하니 웬만한 간식도 집에서 먹거나 준비해야 하는데

칼슘 섭취는 브로컬리, 케일, 아몬드 등의 채식 더하기 칼슘이 추가된 쌀우유를 사 먹이는 편.





로스팅한 야채는 올리브오일, 소금, 마늘가루, nutritional yeast 만 버무리면 브로컬리, 스트링빈, 아스파라거스, 병아리콩 등 다 잘 먹는 편. 





이 병아리 콩은 팝콘 대신 병아리콩-콘 레시피였는데... 뭐가 들었었는지 기억이... 누구의 레시피였는지도 기억이...





다행히도 예전에 안 먹었던 음식들 중 요즘 잘 먹는 것들은: 고구마, 김밥, 버섯, 스시롤.





스낵 시간에도 타히니+꿀을 찍어 먹다가





최근엔 캐슈넛 (cashews) 으로 만든 캐슈치즈 (불린 캐슈, 소금, 마늘가루) 를 찍어 먹으니 치즈의 짭짤함이 조금 충족되는 듯.





파파야, 멜론이 아토피 등의 피부염에 좋다 하여 매번 사다 두는데 덕분에 내가 피부미인이 될 듯. 아부부는 넛이나 다른 무언가로 꼬시거나 협박을 해야지만 생과일을 집어 먹는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사랑하는 오징어, 쭈꾸미. 기쁜 마음으로 콜드 샐러드로 만들어 드리니 한 입 먹고 끝. 오 웰. 내가 맛있게 먹어치웠음.





그나마 마음 편하게 외식할 수 있는 곳이라곤 베트남식, 태국식, 일식.

쌀국수 집에선 호이신소스 안 찍어 먹고 스시롤은 간장 없이 먹고.

얜 예전에 먹다가 이젠 내가 안 주는 소스들 냄새 맡는 걸 그렇게 좋아한다. 너무 불쌍하다.







저녁시간엔 거의 매일 올라왔던 된장 아니면 두부, 아니면 간장을 다 빼고자 하니 매주말 요리책들 뒤져가며 식단 짜기에 바쁘다.

그래서 만들어 봤던 쌀국수 육수는 냄새는 정말 쌀국수 향이었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한번 하고 끝.





요즘 국물은 주로 닭국물이나 오리국물.





그리고 장 건강에 뼈곰탕이 좋다 해서 이주에 한번은 꼬리를 사서 꼬리곰탕.





이젠 마른 미역도 한줌 밖에 안 남은 상황. 올 여름 미역과 다시마를 왕창 사 올 계획이다.





그리고 한비네 집 맛있는 이야기 레시피를 따라 북어를 갈아 먹이니 그렇게 잘 먹을 수가 없다. 북어도 예전엔 안 먹더니 요즘 잘 먹는 음식 중 하나.





그리고 너무 아이디어가 떨어져 스캘럽으로 국물을 냈던 떡국. 짭짤한 조개탕 맛!

(요즘 항상 고마운 것은 그래도 얘가 어패류나 넛츠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식단 짜이지 않은 날 메뉴: 냉동생선, 말린 표고버섯가루, 당근 섞은 죽도 아닌 죽.





나름 철판 볶음밥을 만들어 보겠다고 볶았는데 뭐 때문에 저 색인지 또 기억이... 하지만 너무 셔서 도저히 못 먹겠던 남은 딸기를 함께 볶았던 것은 기억이 난다. -_-;





한국 굴비에 비해 왕초 싸이즈인 미국 굴비는 힘들었던 나날들 중 최고의 반찬이 되어 주었고 





고구마, 메밀가루, 김치, 냉동모듬해물을 섞었던 고구마전은 밥도 없이 저녁으로 먹어 치웠던 것 같다.





난 먹는 건 매우 좋아하지만 요리를 이렇게 매일매일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참 도전적인 지난 2개월이었음.

파스타마저도 글루텐프리를 사서 우그적우그적, 그래도 아부부는 이것도 국수라고 좋아하고. (정말 감사.)





저녁은 가능하면 스프만으로 먹을 때도 있다. 난 개인적으로 토마토 베이스가 가장 맛있는데 어디선 토마토도 아토피엔 그리 좋지 않다 한 걸 읽어 먹이면서도 불안 불안...





하지만 전혀 반응할 게 없는 블랙빈, 스트링빈, 밥을 먹고도 가려운 데가 생기면 어쩌면 음식만의 영향이 아닐 수도...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아무거나 먹이기엔 2월의 트라마가 너무 생생해서...





우리 둘다 사랑하는 피자도 치즈 빼고 글루텐프리 도우를 사용하다 보니 그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어울리지 않는 새우를 올리기 시작했고





생일파티에도 피자가 나올테니 이 피자를 싸 가,





학교에서 파스타 나오는 날은 파스타 만들어 가,





만두 나오는 날은





쌀피 짜죠를 만들어 가,





치킨 너겟 나온다는 날은 새우랑 생선 튀김.





예전의 이기적일 정도였을 "수월케 수월케 육아"가 어디로 갔나...




하지만 그래도 뭐든 잘 먹어 주는 아부부가 최고다.

(지금 옆에서 자던 중 신경질을 내나 싶었더니 갑자기 "... ... power," "... you're in great danger..." 하며 잠꼬대를... 알라뷰.)





너를 위해서라면 외진 골목 옆 버려진 땅에 "No trespassing" 싸인을 무시하면서까지 들어가 수풀 덩굴을 뒤져 가며 쑥을 캐러 갈 수도 있지.





쑥전은 뭔가 잘 안 됐고





차라리 쑥도 해물이랑 쌀가루믹스를 섞어 로스팅하니 더 쫄깃쫄깃.





같은 쌀가루 믹스인데 쑥빵은 뭔가 모자란 느낌. 


앞으로의 계획은 집에서는 최대한으로 식단 조절을 하되 학교나 공석에선 주는 것 먹는 걸로. 너무나도 신경 썼던 한달의 노력에 비해 아토피 회복의 효과는 기대의 60%에 밖에 미치지 못했던 것 같아서.

그저 여름 전에 간장 된장만 잘 소화시킬 수 있는 체력이 되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집에서만이라도 꾸준히 밀가루, 유제품, 설탕 등의 섭취를 조절해 주면 크면서 체질 개선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게 희망사항.

작년까진 뭐든 땡기는 것을 사 먹어 보고 





먹고 싶은 걸 시도해 봤으나





여태 남의 일이다 싶었던 아토피가 아부부의 한쪽 팔에 심해지면서





이제 막 사서 발동 걸렸던 스텐드믹서의 사용도 줄이고





푸드 저널 기록을 시작하며





평소에도 많이 먹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밀가루 섭취를 줄이고 





평소 자주 먹었던 치즈 외의 유제품,





계란, soy 섭취까지 줄이기 시작했다.





그러니 1월의 식단은 유제품을 제한 비건 식단 + 밀가루를 제한 글루텐 프리 식단이 된 것. 





평소 야채 섭취는 충분히 한다고 생각했으나 생과일은 바나나, 사과 밖에 안 먹었으니 매일 아침 온갖 것을 (비타민 B 콤보, lecithin, 냉동과일 골고루, 시금치/케일, spirulina, chia 씨 등) 섞은 그린 스무디로 하루를 시작했고





어찌됐든 과일을 더 많이 섭취하기 위해 노력했다.





추운 겨울 그나마 따뜻한 아침으로는 Molly Yeh호박, 고구마 스프가 히트를 쳤고





밀가루 대신 고구마와 오트밀가루로 머핀, 





당근과 오트밀가루로 머핀,





오트밀가루 팬케잌은 밀가루 팬케잌은 안 먹던 아부부에게는 대히트, 보통 팬케잌을 사랑했던 K에겐 대실망이었다. 





소면도 쌀국수로 바꿔치기하고





심지어는 피자도우까지 gluten free 도우를 만들어 먹으니 난 날이 갈 수록 우울증이 심해지는 것 같았음





다행히 아부부는 참 뭐든 잘 먹는 아이인 편. 까르보나라 quinoa 도, 





처음이라 너무 오래 익혔나 싶었던 글루텐프리 파스타도





키놔 라면도 맛있다며 먹는다.





내가 좋아하는 시판 카레는 당분간 바이바이. 





Sprout, 멸치볶음, 키놔김밥, 





chickpea 스낵,





오트밀가루 초코칩 쿠키, (이건 굳!) 





냉동 바나나와 시나몬가루로 평소 매일 먹던 아이스크림을 대체했는데 





이 사진들을 포스팅하는 내 마음은 사진 보는 것만으로도 우울 그 자체. 





다른 핏(fit)한 사람들이 쓴 글을 보면 건강하게 먹을 수록 (no wheat flour, no meat, no dairy 등) 기분이 좋다, 에너지가 넘치는 기분이다, 하는데 난 시간이 가면 갈 수록 더욱 더 서글퍼지고, 내가 상상했던 아부부와의 식단은 이런 거였고: 





오랜만에 간단하게 쌀국수 외식만해도 먹으면서 "맛있(겠)다!" 를 열번 이상 연발하는 아부부. 





아토피는 좀 나아지는 것 같아 계속 추진하고는 싶지만 너무너무 ... 우울하다. 





그래서 수정 계획: 

외식할 때라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집에서만은 "건강식" 유지하며 간식을 빼빼로나 시판 과자에서 과일이나 건강스낵으로 영구 교체하기로. 






올 여름 전까지 깨끗하게 나아 한국에서 두달간 마음껏 음식투어 다녀야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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