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전신에 퍼진 아토피 사건 이후 벌벌 떨어서 밀가루, 유제품, 설탕, 계란, soy 콩 (두부, 두유 등) 은 전부 뺐었다가

하나씩 다시 먹여 봤던 것이 간장, 계란, 밀가루.





오히려 밀가루에 반응하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간장/고추장에 큰 반응, 계란엔 살짝 반응하는 낌새가 있어 지난 2개월은 내내 gluten-free, dairy-free, soy-free, egg-free 식단을 준비했다. (밀가루와 유제품은 원래 몸에 별로 좋지 않다 하니 앞으로 내내 절제할 계획.)





무얼 먹고 살아야 하나, 앞이 깜깜하더니만 별별 알레르기의 나라 미국에서 살다 보니 각각의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대체품이 잘 나와 있어 조금 수월했고, 생과일은 잘 안 먹어도 야채는 잘 먹는 아부부 덕에 많이 수월했다.





아침엔 식빵 대신 브라운라이스로 만든 또띠야,

잼/버터/크림치즈 대신 타히니 (=참깨버터/소스) 와 꿀,

씨리얼 대신 오트밀, 코코넛, 해바라기씨를 토스트한 그라놀라, 

요거트는 코코넛 요거트로 대체했다.





이제 보니 너무 매일 먹었나 싶었던 아이스크림 대신 시도했던 것들은:

아보카도+바나나 (다신 시도 안함)





망고+바나나 (굳)





딸기+바나나+생강+chia seeds+코코넛우유 (요즘 항상 만들어 두는 것)





단팥죽을 난생처음 만들어 보고 (팥+꿀)





뿌듯한 마음으로 홈메이드 비비빅을 만들어 줬더니 스트로베리 아이스크림 달랜다.





여태 글루텐프리 트렌드에 대해 너무 요란스럽다 하며 코웃음을 쳤었던 나인데 글루텐프리 케잌믹스로 아부부 생일케잌까지 만들 줄이야.





우리 집에서 아부부와 나는 항상 같은 걸 먹기에... 난 입가심을 양념 하나도 안 걷어낸 총각김치로 얼큰하게.





예전처럼 요거트나 우유, 과자, 빵으로 간식 준비를 못 하니 웬만한 간식도 집에서 먹거나 준비해야 하는데

칼슘 섭취는 브로컬리, 케일, 아몬드 등의 채식 더하기 칼슘이 추가된 쌀우유를 사 먹이는 편.





로스팅한 야채는 올리브오일, 소금, 마늘가루, nutritional yeast 만 버무리면 브로컬리, 스트링빈, 아스파라거스, 병아리콩 등 다 잘 먹는 편. 





이 병아리 콩은 팝콘 대신 병아리콩-콘 레시피였는데... 뭐가 들었었는지 기억이... 누구의 레시피였는지도 기억이...





다행히도 예전에 안 먹었던 음식들 중 요즘 잘 먹는 것들은: 고구마, 김밥, 버섯, 스시롤.





스낵 시간에도 타히니+꿀을 찍어 먹다가





최근엔 캐슈넛 (cashews) 으로 만든 캐슈치즈 (불린 캐슈, 소금, 마늘가루) 를 찍어 먹으니 치즈의 짭짤함이 조금 충족되는 듯.





파파야, 멜론이 아토피 등의 피부염에 좋다 하여 매번 사다 두는데 덕분에 내가 피부미인이 될 듯. 아부부는 넛이나 다른 무언가로 꼬시거나 협박을 해야지만 생과일을 집어 먹는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사랑하는 오징어, 쭈꾸미. 기쁜 마음으로 콜드 샐러드로 만들어 드리니 한 입 먹고 끝. 오 웰. 내가 맛있게 먹어치웠음.





그나마 마음 편하게 외식할 수 있는 곳이라곤 베트남식, 태국식, 일식.

쌀국수 집에선 호이신소스 안 찍어 먹고 스시롤은 간장 없이 먹고.

얜 예전에 먹다가 이젠 내가 안 주는 소스들 냄새 맡는 걸 그렇게 좋아한다. 너무 불쌍하다.







저녁시간엔 거의 매일 올라왔던 된장 아니면 두부, 아니면 간장을 다 빼고자 하니 매주말 요리책들 뒤져가며 식단 짜기에 바쁘다.

그래서 만들어 봤던 쌀국수 육수는 냄새는 정말 쌀국수 향이었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한번 하고 끝.





요즘 국물은 주로 닭국물이나 오리국물.





그리고 장 건강에 뼈곰탕이 좋다 해서 이주에 한번은 꼬리를 사서 꼬리곰탕.





이젠 마른 미역도 한줌 밖에 안 남은 상황. 올 여름 미역과 다시마를 왕창 사 올 계획이다.





그리고 한비네 집 맛있는 이야기 레시피를 따라 북어를 갈아 먹이니 그렇게 잘 먹을 수가 없다. 북어도 예전엔 안 먹더니 요즘 잘 먹는 음식 중 하나.





그리고 너무 아이디어가 떨어져 스캘럽으로 국물을 냈던 떡국. 짭짤한 조개탕 맛!

(요즘 항상 고마운 것은 그래도 얘가 어패류나 넛츠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식단 짜이지 않은 날 메뉴: 냉동생선, 말린 표고버섯가루, 당근 섞은 죽도 아닌 죽.





나름 철판 볶음밥을 만들어 보겠다고 볶았는데 뭐 때문에 저 색인지 또 기억이... 하지만 너무 셔서 도저히 못 먹겠던 남은 딸기를 함께 볶았던 것은 기억이 난다. -_-;





한국 굴비에 비해 왕초 싸이즈인 미국 굴비는 힘들었던 나날들 중 최고의 반찬이 되어 주었고 





고구마, 메밀가루, 김치, 냉동모듬해물을 섞었던 고구마전은 밥도 없이 저녁으로 먹어 치웠던 것 같다.





난 먹는 건 매우 좋아하지만 요리를 이렇게 매일매일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참 도전적인 지난 2개월이었음.

파스타마저도 글루텐프리를 사서 우그적우그적, 그래도 아부부는 이것도 국수라고 좋아하고. (정말 감사.)





저녁은 가능하면 스프만으로 먹을 때도 있다. 난 개인적으로 토마토 베이스가 가장 맛있는데 어디선 토마토도 아토피엔 그리 좋지 않다 한 걸 읽어 먹이면서도 불안 불안...





하지만 전혀 반응할 게 없는 블랙빈, 스트링빈, 밥을 먹고도 가려운 데가 생기면 어쩌면 음식만의 영향이 아닐 수도...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아무거나 먹이기엔 2월의 트라마가 너무 생생해서...





우리 둘다 사랑하는 피자도 치즈 빼고 글루텐프리 도우를 사용하다 보니 그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어울리지 않는 새우를 올리기 시작했고





생일파티에도 피자가 나올테니 이 피자를 싸 가,





학교에서 파스타 나오는 날은 파스타 만들어 가,





만두 나오는 날은





쌀피 짜죠를 만들어 가,





치킨 너겟 나온다는 날은 새우랑 생선 튀김.





예전의 이기적일 정도였을 "수월케 수월케 육아"가 어디로 갔나...




하지만 그래도 뭐든 잘 먹어 주는 아부부가 최고다.

(지금 옆에서 자던 중 신경질을 내나 싶었더니 갑자기 "... ... power," "... you're in great danger..." 하며 잠꼬대를... 알라뷰.)





너를 위해서라면 외진 골목 옆 버려진 땅에 "No trespassing" 싸인을 무시하면서까지 들어가 수풀 덩굴을 뒤져 가며 쑥을 캐러 갈 수도 있지.





쑥전은 뭔가 잘 안 됐고





차라리 쑥도 해물이랑 쌀가루믹스를 섞어 로스팅하니 더 쫄깃쫄깃.





같은 쌀가루 믹스인데 쑥빵은 뭔가 모자란 느낌. 


앞으로의 계획은 집에서는 최대한으로 식단 조절을 하되 학교나 공석에선 주는 것 먹는 걸로. 너무나도 신경 썼던 한달의 노력에 비해 아토피 회복의 효과는 기대의 60%에 밖에 미치지 못했던 것 같아서.

그저 여름 전에 간장 된장만 잘 소화시킬 수 있는 체력이 되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집에서만이라도 꾸준히 밀가루, 유제품, 설탕 등의 섭취를 조절해 주면 크면서 체질 개선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게 희망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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