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의 아침은 매일 평화로웠다.





우리가 여행 간 나흘 내내 흐리고 비일 거란 날씨 예보와는 달리 매일 물놀이를 끼고 가지고 다녔던 우산은 한번 펴 보지도 않고 돌아왔을 정도.

적당히 덥고 습한 아침 논 밭 사이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야외 식사를 한다는 것, 그저 거기 그 환경 속에 있다는 것 자체의 모든 요소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내가 사는 동네도 나름 바다 도시인데 왜이리 느낌이 다를까... 하는 씁쓸함 역시 없지 않았다.)





이튿날 코스는 서쪽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는 일정.

수월봉을 찍고,







모기한테 몇군데 뜯기고,





어디든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자연의 비주얼에 들러 들러 로드트립을 하기에 완벽하게 느껴졌던 서쪽해안선이었다.





사계해수욕장 근처 찍고





점심 먹기 전에 발이라도 담가보자는 마음으로 화순금 해수욕장도 찍고,







잠시 쉬었다





운정이네 갈치조림 먹으러.





처음에 차려주는 반찬상의 거의 대부분을 먹어 치워야 갈치조림을 얹을 수 있다기에 얼마나 큰가 했더니...





조림은 애들 먹기엔 좀 매웠지만 부드러운 살이 맛있었고, 함께 나오는 솥밥과 성게 미역국도 굳.





입구 바로 옆에 한라봉 아이스크림으로 입가심하는 것도 깔끔했다.





오후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논짓물에 도착. 

땅에서 올라오는 용천수와 바닷물이 섞여 일반 해수욕장보다는 염도가 낮은 편이라는 이 곳.





역시 물놀이하는 아이들에겐 천국 같이 느껴졌을 법한 풍경.






물도 깨끗하고 어떤 곳은 얕은 반면 깊은 곳도 있어 어느 정도 수영을 하거나 튜브나 구명조끼가 필요했고






이 담 너머로는





이렇게 얕은 물 사이로 거닐며 바다생물 관찰 놀이가 한창.






워터슈즈가 옵션이었던 모래 해수욕장과는 달리 여긴 깊은 곳이나 얕은 곳이나 날카로우면서도 미끄러운 돌바닥이어서 워터슈즈가 필수.

아직은 어린 편인 아부부 동반하느라 가는 곳마다 옷 갈아입고 입수해야 하는 책임감이 번거롭게도 느껴졌지만 우선 들어간 순간부터는 매순간이 정말정말 좋았음.





하지만 미리 준비한답시고 수영복 하의를 아침부터 입고 나오니 정작 물놀이 후에 갈아입을 속옷이 없었고,

오늘은 꼭 챙겨나온다 했던 수건도 잊어 입수 당시엔 맑고 투명하게 느껴졌던 물이 끈적끈적하게 남은 채 남은 일정을 완수해야 했던 상황.





모두들 더위에, 물놀이에 지쳐 밥 먹고 숙소에서 해 지는 것 보기로 결정.

집에 돌아가는 길, 산방산 옆의 문어피자 집을 찾았다. 





모앤힐카페의 문어피자, 문어 크림 파스타 둘다 굳.





무엇보다도 대가족 모여 함께 놀고 여행하는 이 단체생활 분위기가 참 귀하게 느껴짐.






언니네가 오기 직전 일주일간은 수영도 하고, 내 친구도 만나고, 시댁 가족도 만나며 슬슬 내 볼일들 마무리하는 기간이었다.

언니가 오면 당일부터 바로 고속터미널 구경 가고 머리도 하고 이틀 후부턴 제주도 여행이 잡혀 있었기에.

첫 날부터 두 집 애들을 다 형부와 부모님께 맡긴 채 훌훌 떠났던 버스 안.





그리고 쇼핑에서 돌아오자마자 예약되어 있던 컷트들. 아부부도 과감함 컷트 후





이렇게 변신.





매 끼니 식탁은 90% 해산물로 구성. 






그리곤 제주도행 오전 비행기에 올라탔다. 조카들은 수퍼 체력으로 시차 적응할 기회도 없이 장거리 여행에, 사촌동생과 놀아주기까지 하는 수퍼 언니들.





3박4일 여정의 첫 스탑은 공항에서 숙소가는 방향의 어딘가에서 점심 해결하기 .





애월의 홍요깃거리는 바다 전망도 좋고 종류대로 시켜 먹어 본 보말/성게/들깨 칼국수 + 보말 매콤 라면 모두 맛은 좋았으나 수저에서부터 식후 정리까지 모두 셀프이다 보니 음식쓰레기 비우는 데 음식값 중 알바비 도로 받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살짝 들었을 정도.






어차피 체크인이 4시부터라 가는 길에 물놀이부터 하자 싶어 트렁크에서 수영복부터 꺼내 입고 계획없이 찾은 곽지해수욕장너무나도 좋았다.





물이 얕아 애들 놀기에도 좋고 엄청 깨끗한 데다 바위 사이에 게/고동 찾는 재미가 솔솔.





우리가 흔히 찾았던 모래사장 바다와는 달리 심심하지 않은 주변 풍경에 어른들도 감동하고 애들도 신나고.






하지만 수건 하나 없이 물에 뛰어 들고 보니





숙소로 가는 길도 수영복 차림으로 운전하다 전망 보러 서고. 제주도는 정말이지 어딜 가도 절경인 듯.





게다가 8인용 독채로 찾은 에어비앤비에 도착하니 그 주변 풍경도 입이 벌어질 정도. 당장 제주도에서 일자리 구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제주도의 서쪽 끝편에 자리 잡아 시내와는 좀 떨어졌지만 바로 앞 바다와 밭의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던 곳. 애들은 숙소 안에 들어가기 전부터도 안에 과자가 비치되어 있다며 신났다.






간단히 샤워만 하고 나와 저녁 먹으러 찾은 곳은 애들 놀기 좋게 넓은 마당이 있었던 제주돗.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했는데도 애들이 즐겁게 놀며 기다린 덕에 좀 수월했던 곳. 그리고 고기가 올라오자 바로 마음의 평화가 느껴지기 시작...





한가지 단점이 있었다면 이따만한 고기 덩어리가 다 익는데 걸렸던 시간 또 20분 추가.






하지만 모든 직원/사장님의 서비스가 넘치도록 좋고 식전/후의 만족도도 높아 제주도를 다시 찾는다면 이 곳 또한 다시 찾지 않을까 싶다. 

2011년 2박3일의 신혼여행 이후 처음 온 제주도인데 고작 6년 사이에 이렇게나 많이 바뀌었는지, 아니면 지난 번엔 나의 정보력 부족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번엔 하루하루 가는 곳마다 나로 하여금 제주도 주민이 되고 싶은 마음을 자아내게 했다.

초2때부터 베프였던 친구와 포항공대에서 일했을 때 유일한 친구 둘이 대구로 시집을 가서 엄마와 드라이브도 할 겸 대구로의 1박을 계획했다.

떠나기 이틀 전이 돼서야 네이버 지도를 보고 대구가 저 밑, 부산보다 아주 조금 북쪽이라는 것을 확인... 내가 한국지리를 너무 몰랐네. 아직 몸살에 허덕이고 있던 전날 결국 닝겔을 맞고 떠날 채비를...





아침으로는 지난 번 강원도에 갔을 때 못 먹었던 양평해장국을 먹고,

K와 데이트 시절 순수했(고 아무 것도 몰랐)던 K가 한국의 경치 좋은 데를 보여 주겠다며 2시간 운전해 데리고 갔던 금강 휴게소에서 기념 사진 한장씩 찍고.





대구에 도착. 난 포항공대 시절 동대구역과 대구버스터미널 사이 환승한 적은 여러 번 있었어도 대구 시내 구경은 한번도 안 해 봤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서울, 부산에 비해 작다 하더라도 있을 것 다 있는 것 같은 느낌.

대프리카 잘 다녀오라는 친구의 걱정과는 달리 다행히도 비가 온 후 선선한 바람이 느껴졌던 일박.

동성로 나인로드피자리아라는 곳에선 12천원짜리 라지 피자도 대빵 사이즈.






비 피해 급하게 가까운 집 들어간 것 치고 스테이크 샐러드나 피자나 아주 만족스러웠던 곳이었다.





오후엔 아부부와 동갑내기인 포공친구 아들과 함께 키즈까페에서 놀고 또 동성로에서 한식을 찾았다.





동성로 읍내밥집. 겨우 2명 나란히 앉을 수 있을 것 같은 작은 상에 소박하지만 정갈하게 나온 생선구이상에 너무나도 정이 많았던 주인 아주머니들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은 정말 오랫동안 소망했던 친구네에서 주부 커피 타임.

아부부 간식은 내가 펴고 갓 나온 빵과 커피는 친구가 준비하고 2시간동안 원래 계획했던 수다 본론은 시작도 못한 채 헤어졌던 아쉬웠지만 너무나도 값진 오전이었음.





그리고 먼 길 온 김에 친정엄마의 소원 들어주기로 더 먼 포항까지.

친구가 추천한 마라도횟에서 물회 점심.





츄르릅.





그리곤 아빠를 위한 기념품 사기로 죽도시장까지.





숟가락으로 퍼 먹는 성게 +





문어.






흥정은 항상 아빠가 해서 자신 없다던 엄마의 흥정 비슷하게 하는 모습:





해산물 먹는 거에 비해 구경은 시원찮은 것 같은 아부부의 끈기있게 기다리는 모습:





그리곤 오랜 시간 차 잘 타 준 보상 야무지게 먹어치우는 모습:





밤 10시 넘어 집에 돌아와 밤참으로 성게와 멍게를 해치웠던,

가기 직전엔 좀 무리였나 싶었던, 하지만 포항을 찍고 옴으로써 좀 더 알차게 느껴졌던 일박이었다.



한남동의 인테리어/소품 편집샵 hpix를 찾았다.





인스타에서 본 SenaGu 상품들이 궁금해서. Hpix 샵 자체도 구경하는 재미가 많았고 SenaGu 작품들도 직접 보는 재미가 좋았지만, 아쉬웠던 건 사진으로 봤던 접시들이 짐작했던 사이즈보다 훨씬 작았던 것.





그 전 주의 물놀이 이후로 코감기/몸살이 꽉 들어 사실 어떻게 왔다갔다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았던 이 날.

한가지 기억나는 건 parc 의 웨이터 분이 친절하고 센스 있게 갖다 주신 따뜻한 물 한 병이 찌는 더위 속에서도 스카프를 두르고 있던 나의 코를 좀 뚫리게 했다는 것.

그 날의 메뉴였던 고등어 쌈장은 나도 잘 먹고 아부부도 잘 먹었다. 






그리곤 아부부가 고대했던 빵집, 패션5.





요즘 무얼 아무렇게나 먹어도 잘 드러나지 않는 아토피도 있고, 푹푹 찌는 날 잘 따라 걸어다닌 아부부(와 나)에게 보상하는 마음으로 다양하게 골랐는데, 저 무화과 박힌 파이는 비추.





주중 일박으로 대구를 다녀 온 후의 금요일은 간단한 점심 이후 수영 밖에 없었다.





밥이 왜 빨리 안 나오냐며 울더니만





파스타 먹기 전 잎파리는 꼭 먹어야 한다니 꾸역꾸역.





정작 대구에선 못 먹어본 삼송빵집의 통옥수수 빵까지 시식,

(맛은 괜찮은데 너무 많이 흐르는 빵가루가 좀 어려웠던 빵.)





후 수영강습 이후의 가벼운 발걸음이다.

(수영 이후 매번 걸어 오는 이 공원 길은 메릴랜드 집에 돌아가서도 자주 생각날 것 같다. 공원길이라서기 보다는 집에 걸어가는 것 자체가 내가 사는 동네에선 너무 귀해서. 제일 가까운 공원도 차 타고 차 1대당 6불을 내야 하는 공원이니 원.)





어쨌든 본격적인 영양섭취는 역시 할머니 할아버지와...





파주출판단지 가기에 앞서 문산의 조재벌생고기를 찾았다. 오랜만의 생고기 구이도 맛있었지만 서비스 국수,





서비스 팥빙수,





서비스 팦콘이 인상적이었던 곳.





30분 정도 다시 남쪽으로 내려와 지혜의 숲. 3년 전 언니네와 나는 한 번 가 봤지만 친정엄마아빠는 처음이라는 파주출판도시여서 독서를 좋아하신다는 두 분을 여기에 모셔 놓고





나와 아부부는 피노키오뮤지엄으로 건너갔다.





1인 입장료 만원으로 상설전 (피노키오) 특별전 (세계팝업아트전) 둘다 관람할 수 있음.





토요일 오후 3시 구연동화도 있었고





관람 코스 중간 중간에 노는 곳도 있어서 지루하지 않았던 박물관 관람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리 크진 않았던 팝업전이 더 흥미로웠고







책과 사람으로 가득 찬 지혜의 숲은 평소에 자주 들르고 싶은 곳이 됨.






파주출판단지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부모님께 문발리헌책방골목 블루박스라는 북까페도 구경 시켜 드렸고








그까지 나간 김에 알차게 보고 돌아오자는 마음으로 까사미아 아울렛도 들름. 3년 전에도 여기서 2,3만원으로 산 매트리스 커버를 매우 잘 쓰고 있기에 혹시 이번에도 득템할만한 게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봤다. (아부부 베게커버 사려다 결국 이불 세트 구입.)





매주 일요일 오전은 교회, 점심 이후는 주로 엄마와 커피다.





집 가까이에 있지만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는 프릳츠 커피의 정체를 알려드리고 아부부는 또 사랑하는 빵 흡수하고.





벌써 이맘때부터 바람이 선선해지기 시작했던 게 기억난다.





이 때부터 일주일이면 우리 언니네 가족도 도착하기에 올 여름엔 귀했다던 삼베이불 찾을 겸 간 광장시장에서 먹은 찹쌀도너츠는 설탕 뿌리지 않아도 쏘 굳. 





거의 매번 개인 강습, 아니면 2인 강습으로 일주일에 2번 수영 배우는 아부부는 점점 물개로 변신하는 듯하다.





앞으로 수영으로도 bonding 할 생각에 내 마음도 벅차네. 으흐흐.

이 땐 출국 2주 전이다. 쩝.

친정 아빠도 휴가였던 8월 첫 주, 온 가족 모두 하남 스타필드를 찾았다.





점심으로 문어를 먹겠다고 골라들었으나,





문어는 전채였을 뿐, 스테이크의 대부분도 해치운 아부부.





팥빙수보다 (빵이 맛있었음)





할아버지의 피스타치오 넛들에 더 큰 관심이 있었다.





커피 + 가구 집도





기다리는 재미가 있었고





키즈까페 공간들을 피했던 대신 레고  코너에서 시간 좀 보내고 (K는 집에 레고 박스 3개를 사 두고 아부부를 애타게 꼬시고 있음, 빨리 돌아 오라고...)





어른들 따라다니느라 힘들 법도 한데 잘 놀며 따라 다님.





그리고 또 찾은 수영장. 할머니할아버지께서 여름마다 방문할 손녀 셋을 위해 사 둔 수영장 티켓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그리고 걸어 걸어





부민옥으로.





양무침도 맛있지만 양이 너무 많아 어른 1인이 먹기엔 부담... 다음에 재방문하게 된다면 오히려 양이 많이 들어간 선지해장국을 주문할 것 같다.





간만에 친정 엄마도 같이 무계획인 날엔 평소 엄마가 가 보고 싶었던 곳으로 대리운전사로서 동반.





IKEA 광명 바로 옆에 롯데 아울렛이 연결되어 있어 점심 먹을 데 찾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초계국수 참 맛있게 먹었음. (다음엔 위에 살얼음은 빼 달라고 부탁드려야지...)





그리고 오전 10시부터 저녁8시까지 풀로 놀았던 하루. 12,13년생 모임.






목동과 문래동 사이의 안양천 물놀이장은 아마도 올 여름 가장 기억에 남을 곳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슬라이드 2, 볼풀장, 보트타기 등의 다양한 물놀이 공간.







한국 생활하다 보니 어디든 차 없이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아부부의 수영복은 물론, 홀딱 젖었던 내 상의도 걸어가는 동안 모두 말랐음. (물론 바지와 속옷이 마르는데까진 두어시간이... 가장 깊은 풀장의 높이가 80센치 밖에 안 되나 아무래도 애들 노는 통에 바지 뿐 아니라 티도 홀딱 젖게 마련.)





그리고 또 몇년만에 만난 전 직장동료 따라 찾은 한남동 브런치 스팟, 올프리마. 폭염 속에도 괜히 스카프를 두르고 싶었던 오전, 따뜻한 티와 샐러드 맛이 굳.





그리고 난 드디어 몸살. 아부부는 멀쩡.





오는 주엔 대구 일박 일정도 있는데...





아부부만이라도 여름 내내, 가을 겨울 내내 건강해 줄 수 있다면. ..





강원도에서 돌아온 그 다음 날은 옛날 3년 반동안 출퇴근했던 동네를 방문,





추억의 소공죽집에서 모여 옛일을 회상하며 흥분한 동안 아부부는 유리문에 헤딩 후 쌍코피 터지고





탈탈 닦고 대학로로 향했다.





아부부 아빠와 첫 데이트 했던 동네에서 아부부 아빠도 좋아했던 18번 완당을 나눠 먹고 (만두는 비추)





버스 타러.






이틀간의 강원도 여행 중에도 잠이 모자랐던 아부부는 대학로-마포 경로의 꽉 찬 버스 가장 앞자리에 앉아 잠이 들었는데 얘를 안아 비집고 나가 내릴 수 있을까 걱정하던 와중 아부부 입에서, "엄마 화장실 가야 돼."

그 전 날 소돌아들바위공원에서의 해프닝이 퇴근시간 버스 안에서 재현될까 두려워 어딘지도 안 보고 바로 버스에서 내려 (오줌을 싸도 길에서...) 동네 상가 찾아 볼일 보고 아부부는 신났다 하며 한걸음 뛰다 시멘트 바닥에 확 엎어져 절뚝절뚝. 점심 쌍코피에서부터 웬일이니...





쉼이 필요할 것 같아 그 다음 날은 수영 보강 외엔 조용히 동네 인도음식점에서 간단한 점심 세트만 사 먹고






나만 늦은 오후 지압 후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구경갔던 날.

그리곤 정말 좋다며 친정 엄마와 아부부도 데리고 다시 고터에 갔던 그 다음날.





아부부는 드디어 고개 넣고 발차기로 50센치 정도 수영했던 역사적인 날이었다. 





물개로 키워주마.

끈끈하게 자주 모이는 옛 직장동료들 + 애들 틈에 꼽사리 껴서 아부부도 신나고







나도 신나고. (이 날 커피팩 + 아이스컵 콤보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 그것도 공짜 아이스컵이라니!)





사촌언니 없어도 오빠들과도 친해진 아부부는





주중이든 주말이든 맨날 "내일 어디 가?"만 묻는다.





나랑 함께 매끼 먹는 것에도 큰 관심을 보였던 아이가 요즘엔 입맛도 좀 줄은 느낌. 나 혼자 인절미 토스트, 치즈떡볶이피자 (예전에 제일 자주 먹던 것 3가지를 한꺼번에!), 팥빙수에 환장하는 반면에





아부부는 점점 장난감/인형들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난 슬슬 긴장... 





요즘 자주 하는 말들:


- "아 - 니!"

- "내일 어디 가?"

- "빨리 오꺼야?" (내가 요가하러 다녀올 때)

- "아까 ..." (= 어제 = 그저께 = 몇 주 전 = 작년 = 등)

- "할머니 어딨어?"

- "할아버지 집에 있어?"

- "아빠 집에 가자-"

- "이거 사자"

- 괜히 신경질 내거나 울고 난 직후 겸연쩍으면 "티 슈 줘!" 하며 울음 -> 억지울음 쥐어짜기 -> 쑥쓰 웃음







여전히 좋아하는 음식들:

- 낙지, 오징어, 문어

- 새우, 고기, 두부

- 콩나물, 오이, 버섯

- 국물, 밥, 김치, 김 등.


마포 무교동 낙지 집에서의 낙지볶음, 낙지 수제비는 탱글탱글 최고였음.  매운 볶음도 십여년 전에 맛 봤던 무교동에 있는 낙지보다 덩어리도 크고 많은 편.








지난 몇년간 계속 미국만 왔다갔다 하며 친척들과의 만남이 소홀해졌는데 앞으로는 친/외가 친척들도 정기적으로 연락하며 아부부에게도 사촌들과의 교제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물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뵜던 삼촌 댁에서의 텃밭밥상은 물론 우리의 어린 시절, 친정 엄마와 삼촌의 젋었던 시절, 돌아가신 외할머니도 사진으로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엄마아빠의 쌓이고 쌓인 사진앨범들 정리를 해야 하는데...

엄마 핸드폰 정리도 해 드리고.

계획했던 볼일들은 물론 언급되었던 모든 숙제들을 마무리할 시간이 3주 밖에 안 남았다. K는 많이 보고 싶은데 메릴랜드에 돌아가기 싫어라... 무슨 방법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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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떠나는 가족여행이니만큼 일찍 집을 나서 아침도 버거킹에서 간단히 먹고 가자는 엄마의 의견과 간단히 내장탕을 먹고 가자는 아빠의 의견 중 당연 후자 선택. 

원래 가던 24시간 양평해장국 집은 닫혀 있어 급 검색 후 근처 모이세 해장국엘 들어갔고 아부부와 나눠 먹은 양념장 뺀 선지국은 오히려 국물 속 들깨가루 맛을 더 느낄 수 있어 좋았다. 4인이 국밥 하나씩 먹고 모두 화장실 한번씩 사용하고 (아침 7시에 갓 청소한 듯한 화장실도 깨끗!) 할아버진 미안했는지, 먼 여행길 가기 직전 든든한 식사 잘 했습니다, 하며 "먼" 여행길을 강조.





그런 후 우리의 첫 경유지는 바로 점심.





실로암메밀국수 집. 몇년 전 가 봤던 곳 옆에 신관이 새로 생겼고






맛은 불변,





앞뜰 공간은 식사 후 다시 차 타기 전 소화시키며 차 한찬 하기에 좋았던 공간이었음.





한화콘도 옆 설악 워터피아는 상상했던 것 이상의 워터파크였고 아쉽게도 아부부는 120센치 미만의 키에 탈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지만 그저 물놀이장의 분위기에 휩싸여 스파동의 지압풀에서도 had the time of her life.





튜브 슬라이드, 유수풀장 등을 모두 사용할 수 있었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종일도 보냈을 것 같은 시설이었지만 아쉽게도 이 날은 해가 없어 춥기도 하고 라이드 사이 사이에 위치한 온탕은 충분히 따뜻하지 않게 느껴졌다. 오히려 좀 일찍 나와 사우나에서 온탕 냉탕을 왔다갔다하면서 여유있게 몸을 풀고 개운하게 씻고 나온 느낌.

- 이번에 오니 어른도 긴팔 레시가드를 입지 않으면 약간 벌거벗은 느낌일 것 같고

- 다음에 온다면 꼭 핸드폰 방수 파우치를 사서 수시로 사진도 찍어야지.

- 락카키에 충전한 코인 돈으로 아이스크림/음식도 사 먹을 수 있어 편리했고 안 쓴 돈은 그대로 환불해 주니 넉넉히 충전하고 편하게 사용할만큼 하는 게 장땡.





다시 숙소로 돌아와 가방이라도 다시 챙기고 저녁 먹으러 갈 줄 알았는데 로션도 못 바르고, 아부부 젓가락, 물 하나도 없이 그대로 물회 집으로.





봉포 머구리집에서 전복해삼물회, 광어물회, 성게알밥 주문.






물회 육수의 매운 맛은 조절하지 못하지만 물회에 올라가는 청양고추를 다 빼니 어느 정도 덜 맵게 골고루 먹을 수 있어 좋았음. 광어도 맛있었지만 내 입맛엔 전복과 해삼의 씹히는 맛이 좋았던 전복해삼물회가 더 추천할만한 듯.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옆 까페에서 가벼운 차 한잔 나누시는 동안 나와 아부부는 올해 처음으로 한국 바닷물에 발을 담갔고





턱까지 내려온 아부부의 다크써클은 무시한 채 속초중앙시장행.







중앙시장 입구 맞은 편에 있는 만석 닭강정은 간단한 밤참 겸 다음 날 아침으로 먹기 위해 테이크아웃했으나 역시 닭은 만들어 바로 먹어야 제맛. 밤에 맛봤던 바삭한 맛보다는 튀김옷과 양념의 끈적함이 더 도드라졌던 다음 날 아침이었다.





강원도 여행 제 2일 일정: 소돌아들바위공원 (주문진) - 박이추 커피공장 보헤미안 - 그린횟집 (왕비추) - 테라로사 - 집.





일찍 숙소 체크아웃을 하고 아들을 낳게 해 준다는 소돌아들바위 공원 구경을 갔다. (우리가 아들을 바라는 것은 아님. 그렇다고 딸을 바라는 것 또한 아님. 그냥 구경.)

오늘은 친정엄마를 위해 주로 강릉 까페들 투어 일정이었기에 아부부도 예쁘게 입히고 하루를 시작하였으나





아부부는 정신이 딴데 팔려 있는 듯.





갑자기 화장실이 급하다며 나도 급하게 오르락내리락  정신이 없었는데





결국 화장실은 공원 주차장 옆 나란히 있는 횟집들 가장 오른쪽 끝쪽으로 돌면 바로였고 (하지만 난 정신없이 바위 위 계단만 오르락내리락했었고)

겨우 도착하니 화장지가 없어 차에 휴지를 가지러 간 사이 아부부는 그만 . . .

어제 옷 다시 꺼내 입었다.





보헤미안은 국내 바리스타의 1세대라는 박이추의 커피집.





테이블에 앉기 위해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했던 20분 간 커피빵을 사 먹었고





자리에 앉고 나서도 30분은 기다려야 했던 커피 한잔.





디카프 커피가 흔하지 않은 올 여름 난 하루에 커피 1잔만 마시기로 해서 엄마 혼자 쓸쓸히 마셔야 했던 최고급 커피였다. 아빤 너무 시다며 정색.

난 바다 보기와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로드트립이라는 것만으로 만족. (하지만 현실은 아까 화장실 찾느라 여기저기 뛰어다녔던 데에 이미 탈진 상태.)






블로거들의 열띈 리뷰를 보고 점심 횟집으로 지정한 그린 횟집은 정말 비추.

풍부하면서 실속있는 쯔끼다시, 대게서비스, 싱싱한 회, 친절 서비스를 하나같이 찬양하는 리뷰들과는 달리, 테이블에 앉으면서부터 뭔가 불안하다 했더니 손 가는 쯔끼다시가 몇 없고 (돈까스, 미트볼, 인절미떡이 왜 올려지는지, 횟집에서 초밥 회가 어떻게 그리 뻑뻑할 수 있는지, 통오징어숙회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대게서비스도 실망스러웠다) 꼭 차별당하는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해산물 골고루 먹어 보고 싶어서 다양하게 많이 나온다는 집을 찾아 간 건데, 블로거 리뷰어들이 다들 협찬 받고 글 쓴 거 아닌가 싶었을 정도의 배신감을 느꼈고 동해까지 가서 실속있는 회 먹을 기회를 놓친 게 정말 아쉬웠다.





하지만 맛있는 커피로 입가심하고







좀 더 아래 경포대해수욕장을 찍고 집에 가는 걸로.





저 멀리 먹구름이 몰려오는데 소나기 내리기 직전까지 발을 담았고.

자꾸 물에 앉고 싶언하는 애 잡다 핸드폰까지 빠뜨릴 뻔 했지만 나 역시 바닷물 파도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발 느낌이 그저 좋기만 했다.










이틀동안 기사노릇 하며 배 빵빵하게 채울 정도로 얻어 먹었던 알찬 가족 휴가.





집 동네에 다 와서 9시에 먹었던 저녁 피맥도 휴가스러운 마무리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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