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들을 보니 나름 바쁘게 다닌 서울에서의 4째주였다.

오래 기다렸던 아부부의 첫 발레 체험 수업.





신나게 옷 갈아입고 들어갔으나 아무래도 동작 따라하는 덴 적응 시간이 필요했고, 내가 밖에서 듣기엔 수업 진행에 방해를 주는 듯하여 (앤 자기 모습대로 뛰어 가는데 아이들은 웃기다며 배꼽을 잡으며 꺌꺌꺌꺌) 발레는 내년에 다시 고려해 보는 걸로 넘겼다.





발레 후엔 내가 고대했던 밀면. 동네에 있는 남포수제비 집에서 밀면, 충무김밥, 들깨 수제비 시켜 골고루 먹고.





동네 놀이터에서 그 동네 아이들과 매일 보는 친구인양 재미있게 어울렸던 저녁 시간.





나의 부산 남천동 놀이터 시절을 기억나게 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후에 서울로 이사와서 그런지 나의 어린시절 놀이터 추억은 오로지 부산 뿐. 그립다 그 시절. 





콩순이를 잘 보는 것 같아 집에서 멀지 않은 용산구 아트홀에서 하는 콩순이 뮤지컬을 예매했더니





아부부의 fav 캐릭터는 미역 탈을 썼던 콩순이 아빠.

끝나고 나니 아부부왈, "콩순이가 왜 콩순이 아줌마, 아니 콩순이 언니야야?"

집에서 하는 것처럼 노래도 따라부르고 율동도 따라하면 더욱 좋았겠지만 심각한 자세로 눈 부릅뜨고 보고 있었으니 어떤 즐거운 추억이 머리 속에 남긴 하겠지.





그리고 이번 여행 첫 이태원 발걸음을 하였다.

예전부터 맛 보고 싶었던 멍게덮밥집, 중심.





아부부나 나나 덥기도 하고 배도 고프고.





멍게덮밥 굳,

간장새우밥은 새우 따로 밥 따로도 맛있었다.





예전엔 멍게가 그리 맛있단 생각이 안 들었었는데 요즘 먹는 멍게는 그 특유의 향에 푹 빠질 정도.





아부부도 멍게덮밥 한입, 간장새우+밥 한입 번갈아 가며 잘 먹었다.





그리곤 후식 찾아 프릳츠로.





아토피 좀 나아진다고 이래도 되나...

소세지빵에 초코크라상 더하기 오미자에이드.





빵값이 좀 비싸서 그렇지.. 인테리어, 앞마당 모두 예뻐 두번 가도 시간 아깝지 않을 것 같은 까페이다.





다음 날은 망원동.





망원 시장 지나다 오뎅 하나씩 주워 먹고 걷다 보니 저 분홍색 강아지가 눈에 띄어 잠시 쉬어 놀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저 자판기를 열고 들락날락.





핫하다는 자판기 까페였다.





우리야 얼떨결에 들어가 앉아 시원한 아이스티 마시고





때에 맞지 않았던 티라미수도 먹으며





약속한 친구를 기다리다 친구 오자마자 허겁지겁 다 먹어 버리고 바로 밥집으로.





꼬치 집에서 골고루 알차게 먹었던 점심.





원래 목적지였던 장차 책방에 들러 아부부도 좀 놀리고 책 (오마이제주) 도 사고





친구의 가깝단 말에 힘입어 합정역까지 걸어...

골목 사이 예쁜 주택들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던 길.





하지만 아부부가 걷기엔 너무 멀고 더웠던 길.

결국 또 땀 식히며 차를 마실겸 가는 길에 아무 까페에나 들어섰는데 요즘은 정말 아무 까페에나 들어가도 다 예쁘다.





그래서 2차 목적지 도착: 메종 키티버니포니.

여기 또한 뜰 예쁘고 인테리어 예뻐 상품들이 비싸도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했던 집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은 일산 아쿠아플라넷.





자유로를 달리고 있는데 혼자 뒷좌석에 앉아 있던 아부부의 코피가 터졌던 이 날.

당시엔 "왜 갑자기 코피!?!?!?" 했었는데 오늘 사진 정리를 하며 보니 과로로 인한 코피였나 싶...





코피가 멈췄다가도 수족관 속 신데렐라 쇼를 보다 뚝뚝. 결국 이렇게 막고





바다 코끼리 "설명회"도 듣고. (안내인이 이건 "공연"이 아닌 "설명회"임을 반복 강조.)





찌는 듯이 더웠던 스카이 팜에도 올라가보고.





맞은편 원마운트에서 밥 먹고





나와 아부부의 공동 베스트 일정인 수영 수업으로.





아부부가 수영 배우는 동안 난 밀린 전화하고 일정 짜고. 특히 아부부가 좋아해서 더욱 신나는 나의 자유시간!





나의 음식 위시리스트에 있었던 양구이 체크. (양미옥)





예나 지금이나 양 먹는 실력은 대물림인 것 같은 예감.

이집은 된장찌개 먹고 입가심으로 나오는 식혜도 1990년대부터 맛이 그대로이다.





저녁엔 아부부 잠자리를 할머니께 맡기고 나혼자 홍대에 나가 대학시절 수영친구들과 홍대 치맥도 할 수 있었던 주말.

음식, 구경거리, 놀이터, 날씨 (대홍수 날 것 같은 쏟아지는 폭우!!!!) 모두가 소중한 경험, 추억이다.





이제 반밖에 안 남은 서울에서의 여름. 한달이면 짧지 않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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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와서의 3째 주 1일, 드디어 미장원 친구 (= 14년전부터 8년간 같은 미장원 선생님에게 머리를 맡겼던 친구) 를 만나 오랜 시간 고대했던 컷트와 파마를 하며 몇시간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지난 2년 새 그 친구는 애가 하나 더 생기고 난 미국 시골 촌사람이 되어 버렸다. 서울 어딜 가도 문화쇼크의 연속이었다.


2일 - 동대문에서 지금은 호주 사는 전 직장동료를 만남.





DDP 살림 1관에 있는 키즈까페 아이플레이에 각자 애를 풀어 놓고 엄마들은 여유롭게 수다.





출장 겸 일년에 한번은 오게 된다는 친구와 내년 여름을 기약하며 헤어졌지만,





서울에 있으면 있을 수록 나나 아부부나 점점 더 서울체질인 것 같은 예감에 이번엔 무작정 눌러 앉고 싶단 생각까지 들 정도다.





매일 아침 쓸쓸하게 페톡하는 K에겐 미안할 정도로 우린 매일매일 어떤 이벤트나 구경거리를 찾아 다니며 그간 미국에서 얼마나 단조로운 삶이었나 다시 생각하게 된다.

3일 -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아부부와 함께 공동 물놀이 시간.





한달 전까지만 해도 수경 쓰기 싫어하더니 이젠 수경 쓰는 재미를 아는 듯.






간식 먹다가 사진 찍는다 하니 저 다리 꼬는 자태까지...-_-... 많이 컸다.





수영 후 점심 먹기 위해 이번 여행 처음으로 들른 롯데 백화점 본점 지하 1층. 물놀이 후 늦은 점심이기도 했지만 끝없이 진열된 빵에 처음 들어보는 식품 코너들... 음식 천국에 온 것만 같았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골고루 다 먹어도 오히려 더 옅어지는 것 같은 아토피 부위 덕에 나도 부담없이 위시리스트에서 골라 먹을 수 있어 요즘 얼마나 좋은지. 청바지가 언제 튿어질지 모른다.)





4일 - 지난 달에 결혼한 친구 집에 잠시 들러 신혼집 구경하고 일주일에 두번 하는 수영 수업으로.





경의선 공원 길은 거닐 때마다 즐겁고 수영장 옆 동네 빵집에서 빵 골라 먹는 재미도 솔솔하다.





게다가 이 날은 수영 마치고 돌아 오는 길에도 동네 중학교 언니들의 과학 체험/실습 덕에 공원에서 신나는 버블놀이까지.





얜 타인들 앞에선 좀처럼 좋은 내색을 하지 않으나





속으로는 모든 경험을 즐기는 듯 하다. (유일하게 재잘재잘하는 (가족 외의) 타인이라곤 수영 선생님.)






5일 - 여름 성경 학교,





큰 단체 속에서 찬양/율동도 하고 마루 바닥에 앉아 예배드리고,





간식으로 찐 감자까지, 매우 한국적인 경험이었다.

(미국에선 한국 교회 학교라 하더라도 바닥에 앉을 일이 하나도 없다. 나도 간만에 바닥에 앉아 있으려니 자꾸 엉덩이가 근지럽기도 하고, 초중등부 시절 여름 캠프 때마다 다리 저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6일 - 일요일 오후 명동. 가게들은 많이 변했지만 명동만큼은 쇼크라 할 만큼의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이 느껴졌다.





아부부는 더운데 끝없이 걷는 게 힘든지 아무데나 털썩 앉았다가도 볼거리가  있으면 즐겁게 포즈도 취하고





난 다음 날 위/대장내시경 예약으로 야채를 못 먹으니 친구는 삼겹살 집에서 만나기로. 푸훗.





친구와 헤어지곤 다시 친정엄마와 합세. 하루에 기본 3탕은 뛰어주니 한국 와서 아부부가 제일 자주 하는 말: "엄마 다음에 어디 가?"





7일 - 내가 검진을 받는 오전 내내 아부부는 할머니 따라 할머니 친구들 모임엘 참석하여 갈비 얻어 먹고 기분 업.





수영 후에도 간식.





집에 가면 피스타치오 넛 까 드시는 할아버지 옆이 지정자리.





먹방의 연속. 아토피 때문에 신경이 좀 쓰일 뿐, 실은 이런 것이 진정한 여름 방학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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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의 방학 둘째주 1일 - 여의도 백화점 지하 진주집. 콩국수에 얹어 먹는 무말랭이/김치 맛 때문에 자주 생각났던 집이다.





그리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여의도 물빛광장.





물놀이 한다고 신난 아부부,





분수대에서 머리 감고 샤워하며 거의 바지도 벗을락말락 하셨던 노숙자 아저씨와 함께 매우 시원한 타임을.






2일 - 서울 할머니할아버지 방문 중인 메릴랜드의 학교 친구와 만날 계획이었으나 아침부터 꺼져선 다시 켜지지 않는 내 핸드폰 때문에 갑자기 약속 취소하고 하루종일 T 월드와 아이폰 수리점을 왔다갔다.. 이 날 처음 먹어본 눈꽃 빙수가 인상적이었다.


3일 - 여의도에 근무하는 전 직장동료 언니에게서 밥 얻어 먹고 생각보다 ifc 에서 멀었던 팥이재로. 며칠 전 체인까페 빙수도 몇년 전과는 달리 특이한 디자인이어서 한국 있는 동안 곳곳의 빙수를 체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붕어빵, 녹차빙수 둘다 굳.






4일 - 곤충파충류체험전. 할머니 집에서 가까우니 오전 일찍 전철 타고





용산 전쟁기념관 어린이박물관 옆 건물로 향했다.






단체 방문자들 뿐 아니라 모든 개인 방문자에게도 가이드가 한명씩 붙어 거의 모든 새/곤충/쥐/뱀을 직접 만져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1층엔 곤충, 새, 쥐 등이 전시되어 있고,








2층으로 올라가면





거북이와 뱀들이...





겁도 없는 아이들...





그리고 다시 1층으로 내려 오면 새들 모이 먹일 수 있는 방이 투어의 마지막.






아주 알찬 오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





아부부의 첫 수영 수업!

다섯살짜리들은 체험수업부터 해 보고 등록하라 하셔서 기다리고 기다렸던 금요일 오후 수영이었다. 예상했던대로 아부부는 수영 수업에 대만족이었고





나 역시 아부부 수영 수업 동안의 여유로운 개인시간, 수영 직후의 차/빵 간식타임이 마냥 좋다.






마치고 경의선 공원을 따라 할머니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여유롭고 한국스럽다.

(믈을 사려 해도 차를 타고 나가야 하는 메릴랜드의 생활에 나름 만족하며 살고 있었으나 서울에 오니 역시 동네는 걸어다니는 재미가 있어야 함을 다시 느낀다.)






대중교통 사용하는 것도 좋고 한번 나가면 두탕 세탕 뛰며 구경하는 것도 좋고 비 오면 철퍽철퍽 빗속 걷는 것도 좋고. 아부부는 한국 와서의 2주 사이 부쩍 큰 것 같다.





5일 - 예술의 전당.





오랜만에 피자 먹는 아부부는 위에 번거로운 토핑부터 다 먹어치우고 가장 좋아하는 치즈/소스/도우를 제일 마지막에 음미하며 쓱싹 먹어치움.





그리 흐리지도 맑지도 않은 서울의 날씨, 하루종일 사우나에 앉은 것 같은 느낌. 





당일 아침 쿠팡으로 예약하고 Vogue Like a Painting 을 보러 갔다.

20대-30대 초반 매월 어떤 잡지든 골라 보다가 출산 후 언제부턴가 그만 보기 시작했었는데 이 사진전은 보그의 몇십년 역사도, 예전 1-2초만에 쉽게 넘겼던 잡지 사진들도 다시 생각하게끔 했다.





그리고 친정 엄마와 함께라면 항상 찾게되는 커피.





깔끔한 끝맛의 테라로사 커피도 맛있었고





레몬치즈케잌도 굳.





베리 굳.





6일 - 교회. 예배 후 항상 모이는 자리에서 사촌언니 옆 자리는 이젠 언제나 아부부가 차지. 직접 표현은 못해도 그저 좋다. 





점심은 명동 하동관에서.





후식은 사촌오빠네 가족 기다리며 명동성당 지하 전광수커피에서.





디저트를 먹고도 남았던 한두시간은 버블로,





그냥 솔로 놀이로 채움.





7일 - 여의도 ifc 에서 최근에 결혼한 친구와 점심.

그리고 2시간동안 아부부가 열심히 놀아주는 동안 나랑 친구는 그 옆에 앉아 여유롭게 티타임.  





메릴랜드 살던 한국 언니들이 서울에는 애들 놀릴 데가 정말 많다며 그리 아쉬워하더니 요즘은 왜 그런지 알겠다. 키즈까페도 많지만 공원 분수대들도 많이 생겼고 웬만한 백화점/몰마다 아이들 공간을 만들어 놓아서 돈 좀 들고 숨 좀 돌리는 편.


여기 있는 동안만에라도 미국에선 귀한 경험/추억들을 알차게 만들어 놓고 미국 돌아가선 내년 여름을 또 기약해야지. ㅋㅋ

그리고 오는 2개월간 꼭 꼭 같은 음식점은 2번 찾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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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에 와 있으니 당연하다는 듯 친정 엄마의 고등학교 동창 계모임엘 따라 나섰다.





몇십년동안 매월 첫 주 화요일, 공휴일이어도 무조건  같은 그 자리에서 만나던 친구들 모임이 이젠 매달 2번씩, 매번 다른 맛집에서 모인다고...





전 날에도 왔던 그 고기집. 아부부는 오랜만에 보는 쇠고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시차 적응은 어쨌든 밤에 잠을 잘 자야 한다며 첫날부터 바삐 돌아다녔었다. 

1일: 코스코, 이마트 (코스코의 초밥이 얼마나 그리웠던가.)

2일: 주민센터, 송추가마골

3일: 은행, 동창모임, 안과, 피부과

4일: 한일관, 수영, 신세계 백화점






올 여름 들어 메릴랜드에서 처음으로 수영장 물을 밟았을 땐 작년의 물개 같음이 싹 사라졌다 싶었더니 서울 와서 다시 들어간 수영장에선 제법 머리도 넣고, 숨도 내 쉬어 보려 하고. 여름 내내 잘 하면 튜브 없이 뜰 수도 있지 않을까..





역시 여름엔 물놀이. 시차에 못 이기는 눈은 90% 감겨 있는데 기분만 업.





5일: 남대문 시장, 신세계 백화점





눈을 뜨고 있는 동안엔 즐겁게 걷고 구경하고 먹고, 눈만 감았다 하면 한밤중. 오후 3-4시에 잠이 들면 다음 날 아침까지 꿀잠 자며 시차 적응하던 나날들이었다.





6일: 교회, 교보문고/광화문/청계천

아부부가 이렇게 social한 아이였을 줄이야. 일년 내내 한국유치원을 다니며 한마디도 안 해 가족 외의 사람들과는 수줍은 줄만 알았더니 사촌들은 가족임을 강조해서였는지, 보자마자 저쪽 테이블에 앉겠다며 젊은이들과 mingling.





가족 아닌 이모와도 베프라며.





처음 타는 지하철도 그저 좋다.





7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한의원





나도 교외 갈 때 운전 연습해 보자며 운전대를 잡았고





아부부는 수월수월하게 옷구경, 사람구경.





아마도 인당 3천원하는 놀이기구가 이 날의 하이라이트였을 듯.





매일 저녁은 집밥이었는데 삼일은 자느라 저녁을 못 먹었었지.





분명 한국 오기 전엔 친정엄마의 요리법들을 익혀 갈 겸, 나이 드신 엄마의 집안일도 도와줄 겸 두달간 저녁상은 내가 차리겠다 다짐하였었는데, 지난 2주 단 한번도 상차리는데 기여하지 못했다. 꼭 엄마의 한식 요리법을 익혀가야하는데 말이다. 





이젠 과연 내가 차린 상을 엄마아빠가 달가와할지가 의문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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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부의 피부를 위해 식단을 제한하기 시작한 후 아부부와 나는 모든 밥을 같이 먹었었다. 워낙 모든 음식을 즐기며 잘 먹는 애를 내 마음대로 이것 저것 가려 먹이자니 나 혼자 보통대로 먹기엔 양심의 가책도 느껴지고 마음이 아파서...

얘 피부 재생한답시고 채식 위주의 몇 주를 보냈더니 갑자기 한국 와서의 보통 밥상들이 소화가 안 될 정도.





밀가루, 계란, 육류, 곡류를 줄이고 채소, 과일 위주로 먹기 시작하며 좋았던 건 아부부가 정말 거의 모든 과일들의 맛을 알게 된 것.

그리고 신기했던 건 내가 경험했던 과거의 여러 다이어트 식단 중 무한으로 먹는 과일 때문인지 제한하는 다른 음식이 굳이 생각나지 않았던 것.





공복에 먹이기 시작한 셀러리 (더하기 사과/오이) 도 "맛있어"하며 내 쥬스도 더 먹던 아부부,





그래도 툭하면 밥, 떡국을 외쳤고





점심은 좀 간단하게 생선, 해산물 투입, 






(얜 애호박 국수인 zoodle 도 정말 잘 먹었다)





모든 간식은 생과일 또는





(얘가 자몽을 좋아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음)





popsicle,





저녁은 좀 따뜻하게 차려주기 위해 애썼다.





밥엔 밥톳을 섞고,





떡국엔 미역이나 실다시마 추가,





육류는 거의 항상 생선류로,





간장 대신 소금으로 간 하고 가끔씩 nutritional yeast 추가.





어떤 날들은 저녁에도 샐러드나

(가을에 미국으로 돌아가면 잘게 다진 찹샐러드를 자주 만들 계획)





티비 보며 과일상이었다.





뭐든 잘 먹는 순한 아이.





대야에 그린쥬스를 담아 줘도 거뜬히 먹어 치웠던 아이.

(한국 오니 셀러리 쥬스는 커녕 과일 스무디도 안 먹으려 함.)





우리 집 밥상은 손님이 와야 좀 잡식성 사람 밥상다운 밥상으로 변했고





아부부는 그동안의 끼니들을 보완하기라도 하듯





매 식사시간마다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 와서의 첫 며칠, 하루 세끼 중 두끼를 채식 위주로 하겠다, 점심 한끼는 골고루 먹겠다 고집하였으나, 뭐든 손녀가 잘 먹는 건 다 만들어 주고 사 주고 싶어하는 할머니 할아버지 마음이나 뭐든 다 먹고 싶어하고 즐겁게 먹는 아부부 마음이나 계속 싸울 수 없었고 계속 제한할 수 없어 힘들게 여러번 부딪친 후에 포기해 버렸다.





한편으로는 불안불안하면서도 나 또한 매끼 골고루 먹을 수 있으니 자유롭기도.

그저 편한 마음으로 골고루 먹으면 자연스레 사라지는 아토피이길 바란다. 

마음을 편하게 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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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중순 학교 수료식 이후부터 한국행 비행기 전까지의 일주일은 아부부 동네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나랑 둘이서 한국에 있는 동안 가끔 생각날 수도 있는 집 동네를 둘러 보며 한가로운 여름 방학의 첫 몇일을 보냈다.





아나폴리스에서 처음 타 보는 인당 16불짜리 크루즈. 이미 다운타운도 한바퀴 돌고 아이스크림도 하나 나눠 먹고 차로 돌아가던 중 마침 바로 떠나는 크루즈가 있어 심심풀이로 올라탄 City Dock에서 출발하는 45분 코스의 크루즈. 배 위에서의 시원한 바람을 기대하였지만 너무 느릿느릿 움직여 오히려 덥고 답답했던 크루즈였...





지만 아부부와는 처음 경험하는 뱃여행이었기에 즐거웠다.





그리곤 어느 날 밤 장염 증상이 (분수토, 식욕저하) 있어 다음 날 물놀이 약속을 취소하고 둘이서 볼티모어로 향했다.

(장염 걸린 채 장시간 비행기를 타야 하나 기겁 했지만 다행히도 하루 저녁 이후 컨디션 회복. 휴.)





이때까지 매번 주차했던 Inner Harbor 대신 이너하버가 시원하게 보이는 Federal Hill 근처에 주차해





언덕 위 놀이터에서 한참 놀고 내려와선 차 한찬 들고 집으로.





아부부는 아빠와 2개월간 헤어질 건 걱정도 안 되는지 며칠내내 "할머니 집 가자, 할머니 집 가자"를 외쳤고 반면 K는 우리 출발 3일 전부터 눈가엔 항상 눈물이 고여 있는 듯 했다. ㅋㅋㅋㅋㅋ 나 역시 정말정말 들떴지만 집에선 표현도 못하고, 그저 전기밥통 사용법 (버튼 하나), 로봇 청소기 사용법 (버튼 하나), 식기세척기 사용법 (버튼 하나), 화분 물주기 등의 인수인계에 충실.





조용한 우리 집도 바이바이.





짐 모두 싸들고 누욕 언니 집으로.





그리곤 몇시간 후 JFK 공항으로.





아부부는 더이상 유모차를 탈 나이가 아니다 하는 K를 무시하고 공항에서만이라도 써도 좋으니 가져간다 우기길 얼마나 잘했는지. Security Check 줄 설 때도, 게이트까지 이동할 때도, 게이트 앞에서 보딩 시간까지 기다릴 때도 얼마나 편했는지 모른다.





2년 전쯤 미국으로 올 때와는 달리 말도 잘 하고 잘 알아듣고 혼자 놀기도 잘하는 아부부여서 특별한 걱정 없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거금 90불을 들여 산 Fly Tot 덕에 잠투정도 덜했던 편. 좀 더 검색을 했더라면 30불 정도의 값으로 똑같은 기능의 상품을 찾을 수 있었을텐데 급한 마음에 어찌 이것만 보였는지..

어쨌든 창가 자리에서 허리라도 펴고 (대각선으로 누우면 내 다리 위에 아부부 다리 올리고 다리도 펴고 잘 수 있었던 편) 6-7시간을 내리 잤음.





그래도 남은 7-8시간은 무척 길게 느껴졌다. 무겁게 챙겼던 장난감들은 들여다보지도 않고 뽀로로, 디즈니 영화들도 무섭다 하며 안 보니 원. 그래도 비행기를 타야만 한국에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볼 수 있다 설득함으로써 버티고 버티고 버팀.





그리고 그 인내의 시간은 헛되지 않았다.





뭐 먹고 싶냐 물으면 항상 "밥, 김치, 국물"을 외쳤던 아부부의 첫 한국 밥상은 양지설렁탕에서 설렁탕. 나는 내장탕.

서울에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아 둘 다 입을 다물지 못했던 첫 날.

벌써부터 두달도 짧게 느껴지고 같은 음식점을 두번 찾는 것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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